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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우체국앞에서 통일연대, 민중연대, 평택범대위 공동주최로 열린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찢고 있다. (오른쪽) 1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열린 라이트코리아 주최의 '8·15국민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반공반노' 구호가 적힌 어깨띠를 매고 있다.
(왼쪽)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우체국앞에서 통일연대, 민중연대, 평택범대위 공동주최로 열린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찢고 있다. (오른쪽) 1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열린 라이트코리아 주최의 '8·15국민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반공반노' 구호가 적힌 어깨띠를 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진보는 7000여명이 보수는 300여명이 모였다.

"한미FTA와 평택기지 이전 막아내자."
"친북 정권, 친북 세력 타도하자."


광복 61주년인 15일, 광화문과 시청 주변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상반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2시 폭우 속에서 진행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미FTA 저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위한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가 통일연대와 민중연대, 평택범대위 공동주최로 농민, 노동자, 학생, 시민사회단체 등 7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진행됐다.


광복 61주년을 맞아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미 FTA저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위한 2006 자주평화 범국민대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통일연대, 민중연대, 평택범대위 공동주최로 열렸다.
광복 61주년을 맞아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미 FTA저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위한 2006 자주평화 범국민대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통일연대, 민중연대, 평택범대위 공동주최로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6 자주평화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찢고 있다.
'2006 자주평화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찢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미군기지 평택이전을 반대하는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들이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연단에 나왔다.
미군기지 평택이전을 반대하는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들이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연단에 나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FTA 체결은 곧 주권 포기"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6·15 선언이 채택된 지 6년이 지났지만, 보수 우익들이 활개치면서 통일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면서 "노동자와 농민들이 나서야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택 범대위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는 대추리 주민들과 함께 무대 위에 올라 평택 미군 기지 확장 저지에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시위자를 연행하던 경찰이 카메라 렌즈를 가리며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시위자를 연행하던 경찰이 카메라 렌즈를 가리며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 최윤석
문정현 신부는 "정부가 5월 4일 군대를 동원해 대추리 학교 강제 철거를 진행한 데 이어 빈집 철거에 나섰다"면서 "오는 9월 24일 모두 모여 미국과 권력자들이 평택 기지 확장을 단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미국과 FTA를 체결한 모든 나라들이 경고하고 있는 것처럼 한미FTA 체결은 곧 주권의 포기이며, 생존권의 파산 선고"라면서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위해 민중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팔아 넘기는 한미FTA 체결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전쟁을 부르는 대북제재반대를 요구했다.

공식 집회가 마무리 된 오후 3시 20분께 포항에서 상경한 포항건설노조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1500여명은 고 하중근씨의 죽음과 관련 책임자 처벌과 함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은 세종로 사거리를 막은 전경버스를 흔들었으며, 경찰은 '불법 행동'이라며 살수기를 통해 물을 뿌리기도 했다.

경찰은 '경고 방송' 직후인 오후 3시 50분께 참가자들을 상대로 연행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민주노총과 포항 건설 노조원 1500여명은 오후5시께 정리 집회 후 해산했다.

시위 도중 사망한 고 하중근씨 사건과 관련해서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는 포항지역 건설노동자들에게 경찰이 물을 뿌리며 진압을 시작하고 있다.
시위 도중 사망한 고 하중근씨 사건과 관련해서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는 포항지역 건설노동자들에게 경찰이 물을 뿌리며 진압을 시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진압 도중 경찰들이 방패를 아스팔트 바닥에 갈고 있다.
진압 도중 경찰들이 방패를 아스팔트 바닥에 갈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민 재탄핵 운동 펼치겠다"

이날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념식을 열고 '노무현 정권 퇴진 등 3대 애국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 대통령이 전시작통권 환수 추진으로 국가안보를 위기상황으로 몰고 있다며 2000만명 서명운동과 국민 재탄핵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애초 라이트코리아는 이날 집회에 2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해 대열이 흩어지면서 행사가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 2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기념식은 45분이 지난 뒤에야 시작됐고, 참가자 역시 300여명 정도로 줄었다. 이들은 빗속에서 약 2시간 동안 행사를 진행했다.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나선 황우여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려는 노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황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이 전시 작통권을 환수하려면 최소한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국민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은 전시 작통권 환수를 좀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전략연구소 홍관희 연구원도 "한미동맹은 우리나라에 안보우산을 제공하고 있는데 노 정권은 이 우산을 걷으려 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 궐기해서 친북정권, 친북세력을 타도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말로만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하지 말고 스스로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인권운동을 벌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도 연사로 나서 '정권 타도'를 외치기도 했다. 폴러첸은 "지금 한반도는 남과 북이 함께 위급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노무현 정권이라는 암세포를 제거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폴러첸은 또 "지금 김정일의 친구는 노무현밖에 없는데 북한을 해방시키기 전에 남한을 먼저 해방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전 국민이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가 주최한 '광복61주년 및 건국58주년 기념 8·15국민대회'가 1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열렸다. 한 참가자가 비를 피하기 위해 의자를 뒤집어 쓴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가 주최한 '광복61주년 및 건국58주년 기념 8·15국민대회'가 1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열렸다. 한 참가자가 비를 피하기 위해 의자를 뒤집어 쓴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비를 피하기 위해 지하철 시청역에 내려온 참가자들에게 '노무현 퇴진' 구호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지하철 시청역에 내려온 참가자들에게 '노무현 퇴진' 구호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참석자들이 갑작스런 소나기에 비를 피하고 있다.
참석자들이 갑작스런 소나기에 비를 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 대통령과 정연주 사장은 빨갱이... 적화방송 한다"

참여정부가 내년 대선을 위해 방송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KBS 보도본부장을 지낸 김용태씨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연주 사장을 가리켜 노골적으로 "빨갱이"라 부르며 비난에 열을 올렸다.

그는 "지금 KBS 노조 간부들이 10여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조합원의 82.1%가 정연주 사장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며 "그런데도 노 정권은 온 국민이 반대하는 빨갱이를 연임시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무현과 정연주 두 사람이 작당해서 대한민국을 말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KBS가 제작한 '송두율 교수 특집 방송'과 '모택동 특집 방송', '서울 1945' 등 드라마를 언급하며 "적화방송을 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보수단체는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 등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한 뒤 시청앞 광장에서 청계천 삼일교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좀 봐주지"... 포항 건설노조원 움직임에 경찰 긴장

"좀 봐주지."(경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범국민대회 실무자)


15일 오후 3시 20분.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미FTA 저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위한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가 끝나갈 무렵 경찰과 대회 실무자 간의 대화 내용이다.

이날 경찰은 포항에서 상경한 노조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포항에서 상경한 노조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고 하중근씨의 사망 때문인지 경찰에 상당한 반감을 드러냈다.

노조원들은 청와대로 진출하기 위해서 광화문 사거리를 막은 전경버스를 흔들었고, 경찰은 살수기를 동원해 이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했다.

경고 방송에도 노조원들이 물러서지 않자 오후 3시 50분께 경찰은 대열로 들어가 노조원들의 연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도 중요하지 않느냐"면서 "노조원들을 빨리 해산 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과 시청 일대 집회 장소에 경찰 137개 중대 1만4000여명을 배치했다. 포항에서 상경한 노조원 1000여명은 16일과 17일 집회와 함께 대국민 선전전을 벌일 예정이다. / 박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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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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