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렇게 하여 받은 원고료로 제 삶의 이정표가 되어 주신 두 분 선생님을 모시고 합천 삼가에서 소주를 한 잔 했습니다. 가난함의 대명사 같았던 제가 술을 산다고 하니 많이 불안해하시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몹시 좋아 하셨습니다. 글을 쓰는 힘이 되어 주신 분들께 글을 써서 받은 돈으로 할 수 있는 게 술을 사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제대로 된 글, 약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글을 써야 하겠지요.
<오마이뉴스>에 처음 글이 올라올 때에 제 느낌은 첫발을 내딛기 위해 발을 들어 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선생님께 술을 한 잔 부어 드리는 것은 들어 올린 발을 앞으로 내밀어 내려놓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젠 다른 쪽 발을 들어서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겠지요.
빌려 쓰는 카메라의 불편함이 몸에 익을 즈음에 작은 카메라를 하나 샀습니다. 글을 써서 받은 돈은 모두 글을 쓰기 위해 투자를 한 셈입니다. 가끔씩 원고료를 받아 카메라를 샀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 글을 읽을 때마다 저도 다짐을 하곤 했었지요. 하지만 고가의 카메라보다는 작지만 실용적인 카메라가 취재를 하는 데는 더 좋았습니다.
지난주에는 mp3 녹음기도 하나 샀습니다.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은 메모를 하며 듣는 저를 보며 약간의 경계심을 가졌습니다. 게다가 전문기자가 아니다 보니 빨리 적지를 못합니다.
오늘은 <오마이뉴스>에서 만들어 주는 시민기자 명함을 받았습니다. 책상 위에 하얀 명함과 까만 취재수첩 두 권을 올려놓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 이름 앞에 붙은 ‘시민기자’라는 글과 붉은 글씨로 크게 써져 있는 ‘ohmynews'를 보며 과연 저걸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보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때 그 가치가 더 높게 매겨질 테지요.
덧붙이는 글 |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변화된 것이 많습니다. 우선 메모하는 습관이 들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메모를 하며 듣다보니 기억을 오래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묻다 보니 많은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