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70세인 림 부장은 1970년대 남북회담의 초기부터 참여를 했다"며 "남북 회담의 1세대이자 한편 전형적인 냉전시대의 인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차관은 북한의 세대교체 희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70세인 림 부장은 1970년대 남북회담의 초기부터 참여를 했다"며 "남북 회담의 1세대이자 한편 전형적인 냉전시대의 인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차관은 북한의 세대교체 희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김정일이 개혁·개방에 대한 기본적인 의지가 있을까? 북한은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집단지배체제가 아닌 1인 지배체제, 가족 정치체제여서 힘들지 않을까?
"북한이 1인 지배체제라는 규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 체제의 작동 구조를 보면 완충적 요소가 있다. 1998년 헌법은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모시면서 국가 주석제를 없앴다. 과거의 모든 통치 행위의 책임은 국가 주석이 졌다. 그러면 이제 내부의 경제개혁과 개방을 누가 맡느냐? 이는 내각의 책임이 됐다.

현재 대외적으로 국가 대표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김정일의 위치는 국방위원회 위원장이고 노동당 총비서다. 국방위원회라는 것 자체가 집단지도체제다. 국방위원회에는 군부 인사뿐 아니라 경제 관료 등도 들어가 있다.

경제개혁과 개방에 실패가 있으면 1차적 책임은 내각이 지게되는 것이다. 국방위원회 시스템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북한은 1인 지배체제의 모양과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집단체제의 성격도 갖고 있다."

- 림동옥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는데….
"70세인 림 부장은 1970년대 남북회담의 초기부터 참여를 했다. 남북 회담의 1세대이자 한편 전형적인 냉전시대의 인물이기도 하다. 북한은 여러 해 전부터 세대교체를 해왔고 지금 남북관계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30~40대다. 림 부장의 사망이 남북관계에 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또 대남 정책은 기본적으로 북한 지도부의 의중과 의사에 따라서 추진된다."

- 림 부장의 후임은 누가 될 것 같은가?
"아마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언론에 언급되는 안경호(일명 안병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기국장, 이종혁·최승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이다."

- 지난해 9·19 공동성명 뒤 모든 문제가 다 끝난 것 같았는데 현실은 아주 어렵게 됐다.
"9·19 공동 선언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북미 관계개선을 하도록 되어있다. 북한은 위폐나 인권 문제 등을 이 과정에서 다룰 수 있다고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국은 별개 문제로 봤다. 이는 미국 안에서는 통할 수 있는 논리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기는 어렵다."

- 우리 정부의 대처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정부가 안이했다기보다는, 우리 역시 (위폐와 인권 문제 등은) 이행과정에서 다뤄야 할 문제로 인식했다. 북한이 답을 내기는 했다. 과거의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미국이 자료를 넘겨주면 관련자를 처벌하고, 앞으로 불법행동을 하지 않으며, 국제적인 협약이 있으면 가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문제를 그 차원이 아니라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문제로 다루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의 입장이 단호한 것은 사실이다."

- 위폐 문제는 미국이 한번 건드려본 것인데 북한이 의외로 아파하고 당황스러워하니 더 밀어붙인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은 불법행위를 제기하면 북한에게 상당한 압력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미국은 남미 등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유사한 경험이 많은 나라다. "

"경제협력은 지속해야… 민간 주도가 바람직"

이 전 차관은 림 부장의 후임에 "아마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언론에 언급되는 안경호(일명 안병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기국장, 이종혁·최승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이라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림 부장의 후임에 "아마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언론에 언급되는 안경호(일명 안병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기국장, 이종혁·최승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이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현 정부는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을 강조했는데….
"그렇다. 특히 이 정부 들어와 중요하게 제기한 문제가 평화체제와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이다. 평화체제는 평화번영 정책과 연관이 있고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을 준비하는 작업은 번영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것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의제화하는데 성공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의 해결이 한반도 평화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안정적 변화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해준다. 첫째 핵과 미사일 문제는 국제적 의제로 다루고 두번째 남북관계에서는 경제협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가능하다면 민간주도로 가게 하는 것이다. 세번째 북한의 당면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지원은 계속 해가자는 것이다.

당국은 이런 일이 잘 이뤄지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로 운용해간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다. 유엔 대북 결의안이 채택되었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적십자사나 민간단체가 한다면 완충지대가 하나 생긴다. 정부는 유엔 결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민간이 하는 것은 양해가 가능하다."

- 북 미사일 발사 뒤 중국이 북한을 버리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 관계는 간단하게 봐서는 안 된다. 중국은 2020년 소강사회 건설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국가의 안정이 필수적인데 핵심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이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는 이에 맞지 않으니까 중국도 분명히 자기 입장을 얘기한다. 동시에 미국에 대해서도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자기들의 입장을 분명히 얘기할 것이다. 이 내용이 경우에 따라 북한이 섭섭할 수도 있고 미국이 섭섭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북한과 미국의 눈치를 봐 자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 통일부는 주요 외교·안보 부서 가운데 예산이나 직원수가 제일 적은데….
"통일부는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부족한 부분은 부처간 협조로 메워야 한다. 단 갈수록 경협과 민간교류가 증대될 것인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거나 지원해야한다. 통일부 산하에 민간교류와 경제협력을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 덧붙일 말은?
"대북 정책은 국제적인 협력도 중요하지만, 우리 내부에서 이 문제를 좀 진중하게 다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북한이 처한 상황이나 어려움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거나 남의 일처럼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의 장래, 우리의 삶의 질, 우리의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문제다. 우리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할 문제이지 이를 단순화해서 반복적으로 정치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게 숨쉬기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