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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대교 주탑 위에서 농성 중인 건설노조간부
서울 올림픽대교 주탑 위에서 농성 중인 건설노조간부 ⓒ 건설연맹 제공
31일 오전 7시30분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간부 3명이 75m 상공의 서울 올림픽대교 주탑에서 목숨을 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김호중 전국건설산업연맹 토목건축협의회 의장, 임차진 경기도 건설노조 현장조직가, 허근영 경기도 건설노조 남양주지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건설노조 탄압 중단과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사항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고공농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성명서를 내어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목숨 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ILO의 권고안조 차 무시한 채 정당한 노조활동을 사기와 불법, 공갈죄 등을 적용해 노조 간부를 구속하고 있는 경찰과 검찰의 무리한 노동탄압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더욱 한탄스러운 것은 최근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 보고자 건설노조 가입을 하자 경찰과 검찰은 사회불안요소로 인식하며 건설노조에 대한 극심한 공안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올해 현재 건설현장 노조활동으로 인한 구속자만 126명에 달하고, 정상적인 단체협약에 따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공갈협박으로 몰아 대구노조와 경기서부노조 간부가 구속되는 등 건설노조는 검찰과 경찰의 무자비한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연맹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건설현장에서 원청업체와 단협 체결 및 노조활동을 전개했다는 이유로 노조간부들이 구속돼 ILO에 이를 제소했고 지난 3월 ILO는 우리 정부에 "건설노조의 원청과의 단체협약 체결과 전임비 요구는 정당한 요구"라며 ▲한국정부의 건설노조 탄압 중단 ▲사법부의 건설노조에 대한 판결 재고 ▲건설노조 간부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 등의 권고를 한 바 있다.

건설연맹 측은 "그런데도 검·경은 지난 6월 대구 건설노조의 파업 당시 노조 지도부를 공갈협박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경기도 건설노조 간부 3명을 구속하고 10여명에 대해 긴급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고공농성중인 김호중 의장과 나눈 인터뷰다.

- 고공농성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건설노조는 2000년부터 원청업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해 왔다. 협약에 따라 노조전임자의 활동비지급이 있었다. 그러나 검찰이 03년부터 일용직 건설노조의 단체협약행위는 불법이며,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은 공갈, 노동조합활동 중 산업안전 활동상의 고발 등도 협박이라며 노조 간부를 구속해 왔다. 경찰과 검찰은 ILO의 권고도 무시하고 허무맹랑한 공갈, 협박이라는 죄목으로 노조간부들을 구속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리고 ILO 권고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올림픽대교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 최근 건설노조의 탄압이 심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건설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되기는커녕, 오히려 깎이고 있다. 장시간노동과 불법 다단계 등으로 위험하고 고된 노동을 하는 건설노동자의 노동환경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건설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있다. 건설노조 조합원이 많아지는 데 불안을 느낀 정부와 사용자들은 건설노조를 사회불안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건설노조가 더 커지기 전에 싹을 제거하려는 의도 같다."

- 건설노조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단계 하도급 공사가 일반적인 건설현장에서 원청이 일반 건설노동자의 사용자라는 것은 명확하다. 또한 국제노동기구 ILO가 권고한 사항만큼은 꼭 정부가 받아 들여야 한다. 건설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고 하중근 열사 투쟁'을 진행 중인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도 힘겹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말한다. 건설노조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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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서 노동분야와 사회분야 취재를 10여년동안해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빠른소식을 전할수 있는게기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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