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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팔아 이웃의 병원비를 마련하고 있는 오상실 마을주민들. 뒷줄 맨 왼쪽 밀짚모자 쓴이가 이수용 회장
수박을 팔아 이웃의 병원비를 마련하고 있는 오상실 마을주민들. 뒷줄 맨 왼쪽 밀짚모자 쓴이가 이수용 회장 ⓒ 윤형권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시골 인심은 아직 살아 있다. 형편이 어려워 병원비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이웃을 위해 마을주민들이 수박을 팔아 병원비를 마련하고 있어 훈훈한 인심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5명의 정승이 나온다는 ‘오상실’이라는 이 마을은 논산시 벌곡면 대덕리. 10가구가 오순도순 단란한 이웃을 이루어 살고 있다.

그런데 지난 8월 7일경 일가친척도 없이 농사를 지으며 홀로 살고 있는 정모(63세)씨가 갑자기 복통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이웃에 살고 있는 이기풍(62세)씨가 이 사실을 알고 택시를 불러 가까운 개인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러나 정씨의 상태가 위중하자 40㎞나 떨어진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 진단한 결과 만성췌장염이 심각한 상태라서 한 달 이상 장기입원을 하게 됐다. 정씨의 병원비만 해도 200여만 원인데 이를 보증할 가족이 없자 오상실 마을의 노인회장인 이수용(72세)씨가 보증을 서고 마을주민들이 병원비 마련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우선 정씨가 키우던 수박을 트럭에 싣고 이 마을 저 마을로 팔러 나섰다. 정씨의 딱한 사정과 오상실 마을주민들의 훈훈한 마음씀씀이를 전해 들은 벌곡면 주민들은 너도 나도 수박을 샀다. 어떤 사람은 자기 집에 수박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박을 사주며 오상실 마을주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오상실 마을주민들이 지난 3일까지 수박을 팔아 마련한 돈이 30여만 원. 병원비 200여만 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돈이다. 수박을 다 내다 판 오상실 마을주민들은 모자라는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더덕이나 도라지 등을 팔려고 하나 수확하기에 좀 일러서 난감해 하고 있다.

그래도 오상실 마을주민과 이수용씨는 “3천만원보다 더 값어치 있는 돈을 마련해준 벌곡면 이웃들에게 감사하다”며 활짝 웃는다.

덧붙이는 글 | 오상실 마을 노인회장 이수용씨의 전화번호는 041-734-5094(이수용 씨의 허락을 얻고 전화번호를 공개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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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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