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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은 5일 오전 서울 안국동 '달개비' 카페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등 정부가 한미FTA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4대 선결조건의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은 5일 오전 서울 안국동 '달개비' 카페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등 정부가 한미FTA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4대 선결조건의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6일부터 미국 시애틀에서 진행되는 한미FTA 3차협상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의 규탄 기자회견이 곳곳에서 열렸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문화예술인' 1417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카페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FTA 협상을 중단하고, 스크린쿼터 축소 등 4대 선결조건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집행위원회는 지난 2주간 한미FTA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 1천여명을 상대로 서명을 받았다. 이들 중에는 시인 김지하·신경림씨, 화가 임옥상씨, 영화배우 안성기씨 등이 포함됐다.

[문화예술인] "문화는 자유시장의 상품이 아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한미FTA에 반대한다"며 "한국 정부는 ▲의약품 가격 인하 중단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완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재개 ▲스크린쿼터 축소 등 4대 선결조건이라는 선물을 고스란히 미국에 안겨주고 협상을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문화예술은 사회적 공공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존재하고 한 사회의 역사적, 시대적 정체성을 담고있는 것으로, 상품·교역이 아닌 소통·교류의 문제"라면서 "문화예술을 자유시장을 위한 하나의 상품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한미FTA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 <원더풀 데이즈>를 만든 김문생 감독,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연극배우 최종원씨,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1차 시국선언문을 시작으로, 향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추가로 서명을 받아 2차 선언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양기환 스크린쿼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밝혔다. 양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 중심으로 '노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내용을 2차 선언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청각·미디어 공대위] "미국의 개방요구 목록 밝혀라"

한미FTA저지 시청각 미디어분야 공동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외교통상부 앞에서 한미FTA 서비스 투자 분과 개방요구목록 정보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한미FTA저지 시청각 미디어분야 공동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외교통상부 앞에서 한미FTA 서비스 투자 분과 개방요구목록 정보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미FTA저지 시청각·미디어 분야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도 이날 오전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시장 개방 반대와 협상 과정에서 서비스·투자 분야에 대한 미국의 개방요구 목록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공공의 방송인 지상파에까지 개방 압력을 받는 심각한 상황에도 정부 당국은 미국의 개방요구목록 조차도 밝히지 않은 채 밀실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방송이 포괄적 개방의 요구대상이 된 위기상황에서 방송위원회가 '방송개방 불가'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한미FTA 협상단 수석대표가 "지상파에 대한 외국인 소유제한 규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한국방송광고공사 해체, 편성규제 완화 또는 해제, 외국위성방송의 한국어 더빙 및 한국 내 광고영업을 허용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부는 국민들과 함께 한국의 입장을 담은 '유보안'을 짜고, 미국의 요구안을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며 미국의 개방요구 목록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농축수산비대위] "한미FTA는 '한미합방'"... 11월 상경투쟁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이 주도하고 있는 '한미FTA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차 협상 저지 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농은 5일부터 전국 100여개 시·군에서 20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현장 투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농은 각 시·군별 연맹단위로 행정기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한미FTA반대 운동에 나서도록 압박할 예정이다.

전농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반대 서명도 받고 각 당 내에서 한미FTA를 반대하는 흐름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농 등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대규모 상경투쟁을 앞두고 지역별로 반FTA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미FTA농축수산비상대책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세계 최강의 농업강국 미국과의 FTA는 한국농업의 사형집행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미국은 한국과의 FTA에 있어 예외 없는 개방과 관세철폐를 통해 전세계 FTA의 금과옥조로 만들겠다며 유례없는 무차별 개방 압력을 가하고 있어 우려가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한미FTA는 구한말의 을사늑약이며 '한미합방'이나 다름없기에 농민과 노동자들은 물론 청년학생과 영화인들, 심지어 전 청와대 비서관과 전현직 관료, 학자들이 하나같이 한미FTA 반대에 떨쳐나서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천심을 거스르고 기어이 망국적인 한미FTA를 강행한다면 11월 전국민의 거센 항쟁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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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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