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내 어릴 적 잠자리를 쫓아 살금살금 집게 손을 하고 다가갔던 고추밭, 고추 위에 앉은 고추잠자리 위로 한없이 아름답던 가을 하늘의 추억이 남아 있는데…. 중년의 나이에 바라본 가을 하늘도 변함없이 푸르고 아름답다.
가을 하늘의 변화를 어떤 예술가가 흉내낼 수 있으랴? 지난달 태풍이 지나간 후 서울 동북지역의 하늘을 수놓았던 무지개,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일곱 빛깔 주단으로 활짝 펼쳤졌다.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은 하늘에만 펼쳐지지 않는다. 흐르는 개울에도 구름이 흐르고, 물속에서 하늘이 일렁인다. 고즈넉한 시골에 시냇물 소리만 들리고, 물속에 빠진 가을 하늘은 물길을 따라 장난질이다.
'아! 그냥 이곳에서 살고 싶다.' 가을 하늘의 유혹을 쉽게 떨쳐 버리기 어려워서 한 움큼의 물을 두 손에 담아 물 위의 가을에 '훅' 뿌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