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늘(10일) 찾아간 순천만은 도대체 이곳이 어떻게 국제적 생태지역이며 연간 500만 명이 다녀갈 정도의 관광지인가 하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순천만 안내도는 차량들에 가려 보이지도 않고 관광 안내판은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자전거길로 만들었다는 도로엔 차량들만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관리 부재.
갈대밭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려고 나왔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도무지 차들이 무서워 자전거를 탈 수 없다고 하소연이다. 자전거를 타다가 말고 나온 한 관광객은 "차량을 통제해야지 위험해서 못 타겠다"고 쓴 소리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전거가 통행하는 둑길 입구엔 순천시장 이름으로 버젓이 차량출입제한지역이란 팻말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칠이 벗겨지고 잡초가 표지판을 타고 올라가 가려진 채 방치상태다.
순천만 생태공원 주차장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주차공간이 비어 있는데도 주차문제로 몸살을 앓기는 선착장 또한 마찬가지다. 이곳은 원래 물량장으로 어부들의 작업공간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차량을 한두 대씩 대기 시작했고 휴일이면 주차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관광객이 타고 온 듯한 차량 한 대가 출구를 막아 입구로 차를 돌려서 나가려는 관광객들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을 행정당국은 알고 있을까? 답변을 듣기 위해 순천만 생태공원 관리소를 찾았다. 하지만 담당자는 둑길 입구에 설치된 차량출입제한지역 푯말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며 파손된 지 상당한 시일이 경과된 것이 분명한 관광안내표지판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는 답변이다. 또한, 선착장은 주차장이 아닌 물량장으로 허가가 나 있기에 지도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답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환경보호과로 이곳의 전반적인 관리는문화관광과에서 관리한다고 발뺌이다.
세계적 철새 보호지이며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갯벌 생태지역인 순천만. 사람의 발길이 근접한다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이곳에 차량출입제한지역이라는 푯말도 무시한 채 철새 도래지 사이를 자전거도 아닌 차량으로 소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고 200-300여m 밖에 있는 무료 생태공원 주차장에 주차공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착장 물량장에 마구잡이로 차를 주차해 시빗거리를 만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한번쯤 반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푯말의 글자가 다 지워지고 잡초가 덮을 때까지 안내판을 돌보지 않는 것은 물론 파손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났음이 분명한 관광표시판을 나 몰라라 방치하고 지도 단속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시비가 벌어지는 현장을 외면하는 행정당국의 처사는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소관 부서가 아니라는 답변은 아연 실색케 한다. 하루 속히 시정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SBS 유포터 뉴스에도 송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