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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자들이 지붕의 물받이 공사를 하고 있다.
ⓒ 김준회
처절했던 수해의 상흔이 아직도 남아 있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송정리. 악몽 같았던 지난 7월이 국민들의 기억에서 자취를 감춘 요즘이지만 이곳은 아직도 복구의 손길이 간절하다. 산사태로 계곡이 무너지고 가옥이 사라진 이곳 사람들은 요즘 봉사의 손길이 뚝 끊겨 싸늘한 가을을 맞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 파주 지역 공무원과 봉사자들이 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축산 및 수산 업무를 맡고 있는 이규만(48, 축산과)씨와 윤태봉(48, 파주시청 도로교통과)씨를 비롯해 파주시 조리읍에 살고 있는 선후배들로 구성된 '몬도회(회장 송진섭)' 회원들이 그들.

몬도회 회원은 두 현직 공무원을 비롯해 송진섭 회장(48, 철골 골조업 운영)과 신의재(44, 보일러 및 수도업)씨, 이상용(44, 철공소 운영)씨, 이명석(42, 농업)씨, 목학균(51, 농업)씨, 신희덕(44, 전기업)씨 등 10여명이다.

'몬도회'는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는 뜻으로 같은 마을의 친구와 선후배들이 봉사를 목적으로 결성한 모임이다. 이들 회원들은 건축업과 철공, 수도, 전기 관련 직업에 종사하고 있어 웬만한 건물은 바로 신축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 이규만씨(사진 왼쪽)와 신의재씨가 보일러실 칸말이 공사를 위해 조립식 판넬을 절단하고 있다.
ⓒ 김준회
이들은 부부동반으로 지난 9월 2일과 9일, 극심한 피해를 본 진부면 송정2리를 찾았다. 밤늦도록 작업한 이들은 수해로 파손된 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 김정순(여, 54)씨와 서병래(남, 62)씨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줬다.

새벽 5시에 장비를 싣고 파주를 출발, 이곳에 도착한 회원들은 파손된 집에 수도를 연결하고 보일러를 설치했으며 조립식으로 건물을 새로 지었다. 그동안 팀을 짠 봉사자들이 없어 집 수리는 엄두도 못 내고 발만 동동 구르던 수재민들은 이들 덕분에 겨울 걱정을 덜게 됐다.

▲ 지붕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
ⓒ 김준회
김정순씨는 "물에 떠내려가다 나무를 잡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집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겪었지만 이씨 같은 봉사자들을 만난 것을 보면 난 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한 뒤 "물에 떠내려가다 다친 몸도 봉사자들 덕분에 모두 나은 것 같고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몬도회원들이 이곳을 찾은 계기를 마련한 건 이규만씨. 파주시 종합 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파람이 가족봉사단' 회원이기도 한 이씨는 지난 8월 복구 봉사를 위해 옆 동네인 진부면 호명리를 찾았다. 이때 평창군 자원봉사센터에서 송정리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이씨는 송정리 주민을 도울 방법을 찾고자 회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1988년부터 파주시 공직에 몸담은 이씨는 그동안 장애우 시설의 보일러 및 계단 설치, 화장실 보수 공사 등 궂은 일을 마다않고 봉사 활동을 해왔다. 이번에도 산적한 업무로 비상상태지만 동료와 근무를 바꿔가면서까지 이곳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파주지역 인터넷신문 '투데이 파주(TodayPaju.co.kr)'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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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지역신문사에서 31년째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농민신문에서 접하게 됐고 중앙일간지나 각종 언론에 많이 할애되지 못하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이나 진솔된 삶을 살아가는 이웃, 그리고 문제점 등을 알리고 싶어 접속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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