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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군산시청 상황실에서 직도사격장과 관련, 정부 관계자와 군산시,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군산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12일 군산시청 상황실에서 직도사격장과 관련, 정부 관계자와 군산시,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군산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 장희용
정부가 직도 사격장 문제와 관련 군산시를 방문, 정부 지원책을 발표했으나 '생색내기'라는 비난과 함께 "정부가 군산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오히려 반대여론을 결집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을 비롯하여 국방부와 산자부 등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12일 군산시를 방문, 문동신 군산시장과 군산대책위·군산비상대책협의회 등 군산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사업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 기획차장은 "(군산시의) 7개 개발사업에 대해 약 2300여억원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 기획차장은 군산시가 요구한 14개 사업 중 ▲새만금 방조제-무녀도-장자도를 잇는 고군산 관광도로 개설 사업에 1320억원 ▲근대문화역사관건립사업에 260억원 ▲어족자원보호사업에 35억원 ▲비응도 군부대 이전 및 부지 무상양여 75억원 ▲옥구 소도읍 육성사업 100억원 ▲자동차 및 관련부품업 기반조성 사업에 282억원 ▲바다목장화 사업에 250억원 등 7개 사업에 약 23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2300여억원 지원책 발표... "최대한 성의, 협조해 달라"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이 직도사격장과 관련, 정부 지원책을 설명하고 있다.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이 직도사격장과 관련, 정부 지원책을 설명하고 있다. ⓒ 장희용
유 기획차장은 "중앙정부로서는 전국의 200여 개가 넘는 각 시군의 형평성 때문에 군산시가 요구한 사업 전부를 다 지원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유 기획차장은 이어 "오늘 발표한 지원 사업도 현재의 법률적, 제도적 절차를 최대한 가능한 선에서 몇 단계를 뛰어넘어 지원이 가능토록 한 만큼, 정부의 성의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직도사격장 문제에 대한 군산시민의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군산시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지원책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과 함께 "더이상 정부와 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첫 질의에 나선 최연성 군산발전비상대책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 중 바다목장화 사업·근대문화역사관 건립 사업·옥구 소도읍 육성 사업 등 절반 이상은 전액 국비 지원이 아닌 국비와 지방비가 포함된 지원책"이라며 "다른 사업들도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이를 지원책이라 하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군산발전비상대책위 최연성 정책위원장(좌)과 군산대책위 최재석 집행위원장(우)은 정부의 지원책에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군산발전비상대책위 최연성 정책위원장(좌)과 군산대책위 최재석 집행위원장(우)은 정부의 지원책에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 장희용
이어 최 위원장은 "현재 군산시의 지방 재정도가 25%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며 "정부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이들 사업에 대해 30~40% 정도 지원해 주고 나머지는 군산시가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군산시가 이 사업을 아예 하지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 위원장은 "정부가 직도사격장과 관련, 군산시에 엄청난 지원을 해주는 척 생색을 내면서 막상 사업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고스란히 군산시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이를 놓고 '지원'이라고 할 수는 결코 없고 만약 이것이 정부의 최종안이라면 더이상 정부와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직도사격장, 군산의 미래 해양관광단지 훼손... 획기적 지원 필요"

엄대우 민주당 군산지구당 위원장도 "현재 군산시가 미래 비전으로 추진하는 새만금 국제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 등이 직도 사격장으로 인해 손해를 입을 것"이라며 "군산의 미래를 위협하는 직도 문제를 군산시민들이 용인할 때에는 그만한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이어 "형평성 운운하며 몇 가지 사안만 생색내기 식으로 들어주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 자리는 실망을 넘어 오히려 반대여론을 결집하는 자리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 엄 위원장은 "군산시민도 국가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정부가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국가 안보만 내세워 26만 군산시민의 미래를 훼손한다면 현재 조건부 찬성을 보이고 있는 많은 단체도 강한 반대 활동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부 지원책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자 정부 관계자들이 곤혼스러운 표정으로 발언 내용을 듣고 있다.
정부 지원책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자 정부 관계자들이 곤혼스러운 표정으로 발언 내용을 듣고 있다. ⓒ 장희용
이밖에도 군산시 관계자들은 자동채점장비를 설치하기 전에 시민의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하며, 공청회와 주민투표를 반드시 거칠 것을 주장했다. 또 이들은 "국방부가 직도사격장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군산시민들의 의혹이 더 증폭되고 있다"며 정보 공개와 함께 앞으로 직도사격장에 대해 민관협동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하는 등 국방부의 일방적 추진이 아닌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발언한 문동신 군산시장은 "직도사격장은 분명 군산 미래 발전에 이익은 되지 않는 일"이라며 "국가 안보와 군산시민의 삶의 질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정부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시장은 "국가 안보와 민선시장으로서 갈등이 많다"며 "앞으로 정부가 군산시민들의 미래를 보다 진지한 자세로 검토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이날 설명회에서 제시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군산시가 직도사격장에 대한 허가를 해줄 수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문 시장은 정부의 지원책과 별도로 직도사격장이 매향리 대체 사격장이 아니라는 확실성과 비행경로, 사격훈련 내용 등 국방부가 직도사격장에 대한 정보를 군산시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윤 처장은 "지역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군산시가 요구한 사업의 전부와 7개 사업에 대한 전액 국비 지원은 절차와 예산 등 많은 부분에서 들어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거듭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군산시 관계자들의 동의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명회가 열리던 중 반대단체 회원들이 설명회장 안 진입을 시도하는 등 소란이 발생했다.
설명회가 열리던 중 반대단체 회원들이 설명회장 안 진입을 시도하는 등 소란이 발생했다. ⓒ 장희용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정부 지원책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참석자들은 설명회가 끝난 직후 삼삼오오 모여 "결국 정부가 무엇을 지원해 주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아가 "핵폐기장 문제로 군산시에 상처를 남긴 정부가 이를 치유하지는 못할망정 또다시 군산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직도사격장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군산대책위와 비상대책협의회는 설명회 직후 "정부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정부 비난과 함께 "직도사격장 반대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대책위는 오는 16일 또다시 대규모 반대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비상대책위 또한 단식투쟁과 함께 시민궐기시민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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