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대추리와 도두리에 대한 국방부의 빈집 철거가 집행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정오 대추분교에 경찰 1개 중대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춘석 국무조정실 주한미군이전대책 기획단 부단장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 때문에 현장을 방문했다가, 화가 난 주민들에게 발각됐기 때문. 이에 주민 3명과 취재 기자 수십명이 김 부단장을 따라붙자 당황한 그는 대추분교 운동장 곳곳을 누비고 다니기 시작했다.
10분쯤 운동장을 헤매던 김 부단장은 한 말씀만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입을 열지 않은 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왜 왔냐"는 질문에 김 부단장은 "KBS 인터뷰가 있어 왔을 뿐"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전화를 받은 김 부단장은 "나 지금 억류됐어요, 대추분교에"라며 "어서 조치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에 주민들은 "납자답게 살아라", "할 말을 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5분도 되지 않아 무전기를 든 경찰 간부가 나타났고 김 부단장을 호위하며 분교를 빠져나가려 시도했다.
김 부단장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정문 쪽으로 향하던 도중, 전경 50여명이 김 부단장을 에워싸며 정문으로 나가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취재 기자들과 뒤섞이면서 혼란이 계속됐고 정문 쪽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까지 합세하면서 대추분교 정문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 경찰 간부가 "도대체 중간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을 정도로 호위하는 경찰들도 혼란을 겪었다. 김 부단장은 결국 채 15분도 머무르지 못한 채 대추리를 빠져나갔다. 그가 빠져나갈 때 멀리 있던 주민들은 "영웅 가신다, 길을 비켜라"며 조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