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서명운동은 내년 대선 때 한몫 잡아보려는 계산"
포문은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이 열었다. 장 의원은 보수단체의 전작권 환수 반대 500만 서명운동에 대해 "보수계층에서 서명운동에 나서면 다른 쪽에서도 당연히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국론이 두 쪽 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장 의원은 "이번 서명운동은 내년 대통령 선거 때 한몫 잡아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며 운동의 순수성을 의심했다. 서명운동을 이끄는 사람들이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을 했고 또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여야가 국민과 더불어 안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국론을 모아가야 하는데 지금 쪼개고 있다"며 "(서명운동에 앞장서는 사람들 중에는) 정당의 국회의원을 했던 사람도 있고 지난 대선 때 이회창 캠프에 서 있던 장성들도 있다, 이 부분을 봤을 때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베트남 전쟁의 예를 들면서 "저 분들이 하는 일은 국민 분열을 야기해서 나라를 패망에 이르게 만드는 일"이라면서 "옛날 박정희, 전두환 때로 돌아가서 역설적이게도 이런 정도의 국론 분열에 앞장서는 사태 같으면 국사범에 해당하는 무서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사범'이란 국가 권력을 침해하는 범죄로 '정치범'과 같은 말이다. 이를 듣고 있던 한나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장 의원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대편에 앉아 있던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의 손이 올라갔다.
발끈한 한나라 "평화적 의사 표명을 국사범이라니..."
박 의원은 "(전작권 논란에 대해) 국론 통일을 못한 책임은 당연히 정부에 있다"며 "그런데 이것을 일부 정치적 이용이니 국사범에 해당하는 일을 하고 있다느니 하는 정치적 폭언을 상임위에서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언론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6%가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며 "그러면 국론 통일을 중요시 한다면 작전권 회수를 중단하는 것이 오른 것 아니냐, 그런데 반대 의견을 발표하는 등의 평화적인 의사 표명을 정치적 이용이니 국사범에 해당된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한 박 의원은 "국민의 뜻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며 "국민의 70~80%가 원하면 설득을 하든지 따르든지 해야지 정치적으로 비난만 하냐"고 덧붙였다.
그는 "국론 통일을 이루지 못한 1차적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다"며 "그런데 왜 이 책임은 국민에게 떠넘기냐"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국사범' 공방은 박 의원 발언 이후 장 의원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