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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미국 뉴욕으로 전격 출국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미국 뉴욕으로 전격 출국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미국으로 비밀리에 출국했다. 오는 19일 미국 뉴욕서 열릴 예정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회장의 전격적인 출국을 두고 논란도 여전하다. 삼성 에버랜드 주식의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데다, 국회 국정감사도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회장이 언제 귀국할지도 미지수다. 삼성쪽도 이 회장이 현지 사업장 방문 등으로 당분간 미국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구체적인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작년 9월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건너간 이 회장은 5개월 체류하다가 올 2월에서야 귀국했었다. 당시엔 삼성 X파일 사건 등으로 국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고 검찰 수사도 진행중이었다.

검찰 수사 막바지 나온 이 회장의 수상 소식

이 회장의 이번 출국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지난달 13일 삼성쪽은 이 회장이 '밴플리트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었다. 이 상은 미국의 친 한국계 모임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주는 것으로 이 모임의 회장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다.

당시만 해도 삼성쪽은 이 회장의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삼성전략기획실 관계자는 "밴플리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회장의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리아소사이어티쪽에선 이 회장이 시상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었다. 이미 참석이 확정된 사실을 놓고 삼성쪽에서 여론의 눈치를 살폈을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의 수상 소식이 나온 즈음은 검찰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 수사가 정점에 치닫고 있을 때였다. 검찰 주변에선 이미 지난 7월부터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소환조사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실제로 검찰도 이들 부자의 소환조사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의 입장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삼성쪽은 이 회장의 출국이 예정돼 있었던 만큼, 미리 언론에 알려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출국 당일까지도 삼성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나 공항쪽도 사전에 일정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이 회장의 출국이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출국 의도와 조기 귀국에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일부에선 검찰의 에버랜드 수사와 국정감사 등을 피하기 위해 현지사업장 방문 등의 이유로 장기간 미국에 머무를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실제로 삼성쪽은 14일 이 회장의 출국 사실을 확인하면서, IT(정보통신) 관계자 면담 등으로 당분간 미국에 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검찰은 이번 이 회장의 출국에 대해 사전에 알았을까. 에버랜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회장의 출국 사실을 삼성쪽으로부터 사전에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귀국 날짜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선 언급 자체를 꺼렸다. 대신 이번 출국으로 에버랜드 수사가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수사와 국정감사 앞두고 또다시 논란 일듯

이 회장의 미국으로의 전격적인 출국에 대해 검찰수사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또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장에 마련된 이 회장의 자리. 이 회장은 당시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국감장엔 나오지 않았다.
이 회장의 미국으로의 전격적인 출국에 대해 검찰수사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또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장에 마련된 이 회장의 자리. 이 회장은 당시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국감장엔 나오지 않았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하지만 이 회장의 미국 체류가 길어질 경우 에버랜드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검찰에선 에버랜드 주식 헐값 매각 당시 삼성 비서실의 조직적인 개입을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학수 그룹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에 대한 마무리 소환조사만 남겨둔 상태였다. 이 회장은 이번 사건의 정점에 있다.

국정감사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삼성 공화국 논란을 비롯해 X파일 사건 등이 터지면서 국회 법사위 증인으로 채택됐었다. 올해 국감에서 이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재벌총수 대신 사장이나 임원 등을 증인으로 부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로 재경위와 정무위 등 경제관련 상임위가 해당된다.

하지만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에버랜드 사건 관련 이 회장 부자를 증인으로 신청해 놓은 상태다. 임 의원은 법사위 소속이다.

이 회장 가족과 삼성 사장단도 대거 미국으로

삼성 전략기획실은 14일 이 회장의 출국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향후 여론의 반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출국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공항 보안 사정과 함께 미국 현지에서 예정된 언론과의 만남 등을 들어 해명에 나섰다.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공항에서의 보안도 신경을 써야했고, 뉴욕 현지에서 언론과 별도 만남이 예정돼 있어 사전에 출국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쪽과는 법무팀에서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지 일정과 귀국 날짜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시장의 중요성 등을 감안할때 현지 사업장과 IT관련 전문가 등과 미팅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13일 오후 1시 김포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홍라희 여사와 일부 비서진과 함께 뉴욕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와 이부진 신라호텔 상무,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 등 가족들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학수 그룹 전략기획실장 등 그룹과 계열사 사장단도 이번 주말에 대거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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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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