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신 군산시장은 지난 12일 정부의 군산시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는 설명회 현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책이 미흡하다"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군산시민들의 반대여론을 설득할 추가적인 정부 지원책이 없으면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허가를 해 줄 수 없다는 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당시 군산시 측 관계자로 참석한 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 모든 관계자들 또한 미흡한 정부 지원책을 들어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뜻을 밝혀 설명회 당시만 해도 사실상 '불허' 쪽으로 기우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문 시장은 초미의 관심사인 직도사격장 자동채점장비 설치를 위한 국방부의 '산지점용허가 신청'에 대해 "이 문제는 국가 안보가 걸린 만큼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허가'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이 같은 문 시장의 발언이 있은 직후 그동안 '반대'의 뜻을 밝혀왔던 군산발전비상대책협의회가 "직도사격장 문제는 군산시장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 표명하면서 문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앞서 군산발전비상대책협의회는 "지난 36년간 국방부가 직도를 불법적으로 사용해왔다"며 법적 투쟁은 물론 직도 입도 투쟁, 범시민궐기대회 등을 통해 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문 시장의 발언과 반대 단체인 군산발전비상대책협의회의 반대활동 중단 선언을 놓고 볼 때 '허가' 발표 시점만 남겨 두었지, 사실상 직도사격장에 대해 국방부가 요청한 '직도 산지점용 허가 신청'을 군산시가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직도 이전 저지 군산대책위 "허가 나더라도 반대투쟁 계속할 것"
또 군산시는 직도사격장과 관련해 군산시의 견해를 밝히기 전 여론조사 형식 등을 빌어 군산시민들의 뜻을 묻겠다던 애초 방침을 철회했다. 이 점도 군산시가 허가 방침을 굳혔다는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현재 군산시민들은 방폐장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크고, 이번 직도사격장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지원책이 미흡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과 함께 '직도 이전 반대를 위한 서명'에 12만 명이 서명할 만큼 반대여론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이처럼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군산시가 내부적으로 '불허' 방침을 정했을 때 당연히 여론조사를 하고, 그 결과 '시민의 뜻'이라는 명분을 통해 국방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군산시가 '주민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여론조사 방침을 철회했다는 사실은 결국 군산시가 국방부의 손을 들어주기 위한 '순서 밟기'라는 분석이다.
이에 애초 군산시가 시민의 뜻을 묻고, 그 뜻을 존중해 군산시의 입장을 정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림에 따라 군산시가 허가를 하더라도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반대활동을 중단한 군산발전비상대책협의회와 별도로 매향리 폭격장 직도 이전 반대와 직도 사격장 폐쇄를 주장하던 '매향리 국제폭격장 직도 이전 저지 군산대책위'는 "군산시가 직도사격장에 대한 허가를 하더라도 반대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대책위도 군산시가 내부적으로 '허가' 방침을 굳힌 것으로 판단하고, 허가 완료 시점인 19일 이전에 군산시를 압박하기 위한 '군산시의 직도 산지점용허가 신청 반려를 촉구하는 시민결의대회'를 오는 16일과 18일 군산역과 시내 주요 거리에서 열 계획이다.
최재석 군산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시민의 뜻을 물어 결정하겠다고 해 놓고 지금에 와서 시민의 뜻을 묻지 않고 허가를 해 준다면 군산시가 돈 몇 푼 더 받고 군산시민들의 생명과 평화를 팔아넘기는 행위"라며 "만약 군산시가 허가를 해 줄 경우 군산시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