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희 교사. ⓒ 최석희
조 교사는 "처음의 님의 침묵은 슬픔의 침묵이지만 마지막의 님의 침묵은 슬픔의 침묵이 아니라 희망과 기쁨의 침묵이에요. 그죠? 침묵이라서 다 슬퍼할 일이 아니예요. 이 침묵은 이별이고 아픔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희망이요, 만남이요 그것을 만드는 것은 나의 의지다, 이렇게 보면 되겠지요"라며, 마지막으로 중간고사 잘 보라는 인사말로 수업을 마쳤다.
길거리 수업 이후 인터뷰에서 조연희 교사는 '9월 말경 교육부 소청심사위의 결정문을 받으면 법원으로부터 무죄선고를 받고도 정직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음영소, 박승진 교사와 함께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인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13교시 길거리 수업은 중간고사와 추석 연휴가 끝나서야 진행될 것이라며 아쉬운 인사를 대신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항소2부(부장판사 김동하)는 8월 25일 조연희, 음영소, 박승진 교사에 대해 “피고인들이 재단의 비리를 폭로한 것은 공공성이 인정되고 천막농성을 벌인 것도 구체적인 학교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다만 조연희 교사에 대해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법률가가 아닌 일반사람은 알기 어려운 ‘신고누락’ 혐의에 대해 위법성을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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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