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은 지난 2004년 서울시교육청 앞을 찾아와 아이들의 교육권을 보장해달라며 삭발을 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시 서울시교육청 앞을 찾아와야만 했다.(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김경애 공동대표)"

▲ 이날 결의대회에서 천막 지지대를 설치하던 중 경찰과 대치 중인 학부모
ⓒ 위드뉴스
지난 2004년 10월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공동대표 김경애, 아래 서울교육권연대)는 장애인교육예산 확보, 특수학급 증설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6일간의 천막농성을 벌인 바 있다.

26일간의 천막농성을 벌인 결과 서울교육권연대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장애인교육권확보를 위한 12가지 요구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2년이 넘도록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자 서울교육권연대는 지난 14일 또 다시 서울시교육청을 찾아왔다.

서울교육권연대는 지난 14일 서울시교육청이 합의한 12개 요구안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 본관 3층에 있는 특수교육지원센터 앞 복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었으나 오후 9시경 농성을 하고 있던 부모 및 학생 9명이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

이에 서울교육권연대는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시교육청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교육청 정문 앞에 천막을 친 후 12개 요구안이 수용될 때까지 농성을 지속키로 했다.

"장애아이들의 교육권에 이어 신체까지 구속하고 있다"

서울교육권연대는 지난 2004년 합의했던 12개 요구안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측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12개 요구안을 대부분 이행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연대측에 보내왔다.

▲ 15일 열린 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학부모들
ⓒ 위드뉴스
서울교육권연대는 "그동안 서울시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는 등 공식적 대화요청을 시도해왔으나 교육청은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적 답변이 없다"며 "장애인교육을 외면하는 교육청을 규탄하고 장애인교육권을 확보하기 위해 농성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서울교육권연대는 "지난 14일 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육권연대 대표단에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자고 하면서 경찰에 퇴거 요청을 해 학부모들을 강제로 연행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교육권연대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를 연행한 것뿐만 아니라 학교를 마치고 엄마를 만나기 위해 교육청으로 온 장애아동들까지 밖으로 쫓아내고 이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을 경찰들을 동원해 밖으로 내쫓았다"며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했다.

서울교육권연대 김경애 공동대표는 "교육청은 약속한 것도 지키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2년 전 합의한 사항에 대해 대답해 달라는 요구마저 묵살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아이들의 교육권에 이어 아이들의 신체까지 구속하려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장애학생이 갈 수 있는 학급 만들어질 때까지 싸우겠다"

서울 중랑구 지역에 설치된 초등학교 특수학급은 모두 14개교다. 중학교 특수학급은 3개교, 고등학교 특수학급은 1개교로 초·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급 수는 감소되고 있다. 감소된 학급 수만큼 장애학생들은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

▲ 학부모들이 천막 지지대를 지키기 위해 두손으로 지지대를 붙잡고 있다.
ⓒ 위드뉴스
중랑구통합부모회 박선미 부회장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장애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급은 감소되고 있다. 갈 곳이 없는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장애학생이 갈 수 있는 학급이 만들어질 때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등학교(일반학교) 1학년에 입학한 장애자녀를 둔 중랑구통합부모회 박수경씨는 "아이가 살고 있는 지역에 특수학급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넣었지만 공간이 없어 설치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더 이상 아이의 교육을 미룰 수 없어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입학 후 늘 담임선생님의 눈치를 봐야했고 살얼음판을 딛고 있는 것처럼 학교를 다녔다"고 말했다.

'서울시 장애아동 4만명 중 3만명이 교육 못 받고 있어'

서울교육권연대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아동 4만명 중 학교에 다니고 있는 장애학생들은 1만명으로 3만명에 가까운 장애학생들이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위드뉴스
또 특수교육보조원 1명이 27명의 장애아동을 담당하고 있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는 장애학생 3명 중 1명이 수업에 참가하는 것을 거부당하고 있다.

서울교육권연대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서울의 장애인교육현안이 산적해있음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책임있게 장애인교육문제에 임할 때까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서 천막지지대를 세우던 중 서울교육권연대와 경찰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서울교육권연대는 결의대회 후 오후 12시경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교육권연대는 매일 오전 10시 30분 집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특수학급 증설 ▲특수교육보조원 확대 배치 ▲방과후 활동지원 강화 등 12개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천막 농성을 지속할 예정이다.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12개 요구안

▲특수학급 증설 ▲특수교육보조원 확대 배치 ▲방과후 활동지원 강화 ▲직업교육 강화 ▲장애학생의 교육활동 보장 ▲학급 운영비 인상 ▲특수학교(급) 시설환경 개선 ▲실효성 있는 특수교육지원센터 운영 ▲특수교육지원인력확대 ▲특수교육발전협의회 구성 ▲교사와 부모를 상대로 한 연수 및 교육 강화 ▲성인장애인교육지원 확대

덧붙이는 글 | 김지숙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기자로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의 기자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의 차별적 문제를 언론을 통해 변화시키려고 ...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