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전효숙씨는 개그재판소장이 되고 싶으신 게 아닌가."
심재철 한나라당 홍보기획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자기 스스로 안 했다가, 또 자기 스스로 다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시정잡배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으로 개그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라며 이와 같이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를 비난했다.
피감기관 골프 파문을 일으킨 김학송 의원의 후임으로 당직을 맡게 된 심 위원장은 "임기를 두 배로 늘리는 임기 곱빼기 보장 비법을 알려드리겠다"면서 "임기가 6년이면 5년 6개월째 사퇴를 했다가 다시 절차를 밟으면 고스란히 보장이 된다"고 비꼬았다.
이에 앞서 당 지도부도 청와대가 전 후보자에 대한 법사위 인사청문회 요청서를 국회에 보낸 것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인사권의 전횡"이라며 거듭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사위가 대통령의 헌법 위반행위를 세탁해주나"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전효숙씨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인사권의 전횡이고 국민과 국회에 대한 횡포"라며 "법사위 인사청문회를 거친다고 해서 전효숙 파동문제가 자동 해소 되는 것도 아니다,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기를 마치기 이전에 재판관직을 중도에 사퇴한 사람은 다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헌법정신"이라며 "임기 중에 헌법재판관직을 사퇴한 전효숙씨는 헌법재판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헌재소장도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사위가 대통령의 헌법 위반행위를 세탁해주는 것도 아니다, 국회가 전효숙 파동을 정치적으로 봉합하고 국가원칙에 따라 막아내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회는 대통령 하부 부속기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전횡과 횡포를 반드시 막아내고 헌법질서와 국회기능을 제대로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임기 3년을 6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그만 두었던 사람이 위헌적인 요소를 줄여보고자 자신이 냈던 재판관직을 돌려받겠다고 신청서를 내는 일은 삼척동자도 하지 않는 상식적인 일"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생각하고 철회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