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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지만 아무 데서나 피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우담바라는 풀잠자리알이라고 한다.
우담바라는 아직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그야말로 상상 속의 꽃이다. 전설에 의하면 여래나 전륜성왕이 나타날 때 비로소 피어난다는데 불가에서는 3천년만에 한번씩 꽃을 피운다고 전래되어 왔다.
한때 모 사찰에 피어난 우담바라의 친견 법회에는 고관대작들과 수천의 신도들로 대성황을 이룬 일이 있었다. 과학자들은 우담바라를 풀잠자리 알이라고 주장하지만, 풀잠자리 알이 불교에서 말하는 우담바라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필자만의 욕심일까?
우담바라와의 첫 만남은 2002년 전직장의 사무실 전등갓에서부터다. 당시 깨알보다도 작은 그 꽃을 담을 수 없어 애꿎은 렌즈 타령만 한 후로, 개나리 잎 그리고 지난 해 가을 붉은서나물 위에서도 볼 수 있었다.
최근 민통선에서 촬영한 솔잎에 핀 우담바라는 생애 네번째의 만남이다. 발견의 순간마다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은 그 날을 풍요롭게 만들곤 한다.
처음 관찰을 시작했던 것은 개나리 잎에 피어난 우담바라다. 그땐 알에서 나온 아주 작고 까만 벌레들이 기어다님을 볼 수 있었는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보관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가는 실자루 끝에 달린 꽃(알집)이 시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발견한 우담바라도 하루가 지나자 하나 둘… 풀잠자리로 추정되는 유충들이 소리 없이 알에서 나와 솔잎을 기어오른다. 유충이 빠져나온 알의 위쪽은 하나같이 터뜨려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4년 전 것과 비교해 볼 때 크기나 모양에서 사뭇 다르다. 맨 눈으로 겨우 볼 수 있었던 예전의 까만 점 같은 벌레와 달리 완전 유충의 모습을 갖춘 현재의 벌레를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풀잠자리는 잠자리와 유사하지만 날벌레의 일종이라고 한다.
'아! 그렇구나, 풀잠자리 알인 게야.' 전문가가 아닌 바에야 한수 접는다.
풀잠자리의 알이라 할지라도 모든 이의 마음 속에 우담바라로 활짝 피었으면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