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을이 오면서 섬진강의 물이 점점 맑아지고 있습니다. 섬진강을 매일 오가지만 그래도 강이 예쁜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아마 저의 기분에 따라서 강의 모습이 달라 보이는 것이겠죠.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나 엄한비가 내리는 날은 예쁘기 보이지 않는 법인지 곱게 보이지는 않더군요. 제가 매일 오가는 길은 구례에서 피아골로 들어가는 외곡 검문소까지 입니다. 요즘 강은 가을내세가 납니다.
어느새 강물도 가을 하늘을 닮아 점점 맑아지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지리산 바람은 싸늘하기까지 합니다.
벚나무는 이미 잎이 지기 시작하고 길가에는 낙엽들이 뒹굴어 강으로 흘러갑니다. 벚나무는 꽃이 빨리 많이 피는 만큼 잎도 빨리 지고 생명도 길지 않다고 합니다. 섬진강으로 내려가 보니 여뀌하나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여뀌는 보통 모여서 나는데 이 놈은 어쩌자고 강변 바로 옆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뀌는 항균작용과 마취 작용이 있어 이것을 짓찧어 물고기를 잡을 때 이용한다고도 하지만 저는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강가에 하늘거리게 피어있는 여뀌 또한 가을에 잘 어울립니다.
그 다음 만난 들꽃은 맥문동입니다. 이름은 별로 곱지 않지만 꽃은 참 곱고 아름답습니다. 섬진강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자동차를 타고 싱싱거리면 드라이브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뀌와 맥문동의 꽃을 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멋진 길이 나오면 차에서 내려서 걸어가보세요. 자동차 가드레일 너머에는 또 다른 볼거리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섬진강에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농산물 살땐 참거래 농민장터(www.farmmate.com)와 SBS유포터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