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병천고 3학년 정정화양
병천고 3학년 정정화양 ⓒ 김봉덕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시행된 전국 고교생 대상 영상제인 7회 청운방송영상제(주최 청운대)에서 <출발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다큐멘터리로 우수상을 수상한 병천고등학교 애니메이션학과 3학년 정정화양.

대상도 아닌 우수상을 받았지만 단편영화로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 청소년영화제에서 유일한 다큐멘터리 수상자라는 점과 청소년 영상미디어교육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충남에서 수상을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하다.

정양이 제작에 참여한 <출발 지금부터 시작이다>는 청소년들의 음화문화에 대한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담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3월 기획하여 촬영과 편집을 거쳐 7월에야 작품이 완성되었고, 제작에는 정정화양을 비롯한 병천고 애니메이션학과 16명(지도 김태균)이 참여하였다.

청소년들이 음주문화를 소재로 한 시사성을 가지는 영상물인데 혹시, 제작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양은 "우리들의 일상적인 모습이어서 기획 당시에는 접근(촬영)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인터뷰 때마다 본인의 얼굴이나 모습이 카메라 렌즈에 담기를 꺼려해 애를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또한 애니메이션 전공인데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는 점과 충남지역에서 영상제작을 하는 고교생을 보기 힘들다는 것도 정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애니메이션학과에 다니지만 선생님들이 영상미디어에 대해 포괄적으로 많이 가르쳐 준다, 이번의 경우에도 청소년들이 제작하기 힘들다는 시사 다큐에 선생님과 상의해 실험적으로 접근해 본 것이다.

서울이나 부산 등의 영화제에 가면 충남에서 영상제작을 하는 청소년은 우리들뿐인 것 같다. 그나마 우리학교는 영상을 지도해주는 전공 선생님과 산업인력공단 등에서 오시는 전문 선생님들이 있고, 시설도 괜찮다."

사실 충남의 경우 타 지역보다 청소년의 영상문화 특히, 영상미디어 교육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충남권에서 유일하게 영상미디어 교육을 시행하는 공간은 홍성군에 있는 청운대 방송미디어센터와 천안의 국립청소년수련관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보령지역에 영상전공 대학원생 및 대학생이 참여하여 '영상나래' 등을 설립하였고, 영상제작, 시사회 등의 활동을 하였지만 지역 사회의 관심 부족 등으로 해체되고 말았다.

▲22일과 23일 개최된 청운방송영상제. 주최측인 청운대는 지역청소년들을 위해 23일 특별시사회를 개최하였다.
▲22일과 23일 개최된 청운방송영상제. 주최측인 청운대는 지역청소년들을 위해 23일 특별시사회를 개최하였다. ⓒ 김봉덕
정양은 "충남은 진짜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천안도 충남에서 제일 큰 도시지만 영화관의 경우 애니메이션이나 대중성 없는 영화가 상영되기 힘들다"며 "영상을 제작하면 상영할 공간도 없다는 것은 영상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지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양은 현재 병천고 3학년이다. 정양은 대학 진학에 대해 "영상분야로 전공을 선택해서 진학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실용음악과를 진학해 영상음악 감독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병천고에서 학생회장을 하고 있는 그가 영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친구 중에 영화를 진짜 하고 싶어 예술고나 영화전공 고교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문계로 진학한 친구도 있다. 내 아버지는 산업디자인 쪽에서 일하고 계신데, 학창시절에는 미술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돈이 없어 포기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항상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도전하라고 권하신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정정화양 같은 '영상 키드'들을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충남지역의 경우 현재 몇몇 교육기관 및 사회단체에서 영상미디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 충청남도와 천안시 공동 출자로 설립된 충남디지털문화산업진흥원이 ‘지역영상미디어센터’를 유치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개관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충남은 청소년 영상미디어교육이 많이 부족하다. 이제부터라도 그들을 위해 지역사회와 교육계의 관심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충남영상뉴스 www.cnnews.co.kr 에도 게재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