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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제2회 한일문화교류한마당 퍼레이드 모습
ⓒ 이지영
▲ 한일문화교류한마당 퍼레이드가 23일부터 24일까지 대학로에서 열린다.
ⓒ 이지영
'한류'가 동북아 심지어 미국까지 진출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났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의 문화적 교류도 마찬가지다.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해 지난해부터 열린 한일문화축제한마당이 올해 2회째를 맞이해 23일과 24일 대학로에서 열렸다.

민간 문화교류의 확대 차원에서 시작된 이번 행사는 한국과 일본의 춤과 퍼포먼스 등 풍부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활발한 민간교류에 대한 '즐거운 상상'

23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하는 퍼포먼스 준비를 위해 연습에 열중하고 있던 일본 쪽 참가팀은 한낮의 더운 열기에 연신 땀을 닦아내며 즐거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 퍼레이드 전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 이지영
유한대 일본어학과 학생 공연팀을 인솔하고 있던 강사 야마구치 히데코(40)씨는 "정치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역사에 왜곡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실제로 일반인들 중에는 제대로 된 역사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며 "민간 차원에서 문화적 교류가 늘어난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고 크게는 한일관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오카에서 평소에는 트럭운전을 하고 틈틈이 춤을 배워 퍼레이드에 참여하게 됐다는 토요다 카즈히로(48)씨도 "한일관계가 역사적인 사건등이 얽혀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교류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도요타 카즈히로씨가 퍼레이드에 앞서 자신이 참여한 '호쿠요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최훈길
마로니에 공원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춤과 음악이 함께하는 마당공연이 한창이었다. 댄스·힙합동아리, 비보이를 비롯해 가야금연주나 전통무술 택견도 무대에 올려져 많은 호응을 얻었다.

관람객 회사원 김정석(29)씨는 "뉴스나 신문만 보면 일본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연상됐었는데 직접 문화를 접하고 보니 비슷한 문화적 풍습을 가진 나라로 가깝게 느껴진다"며 "더불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 이번 문화한마당은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 이지영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돗토리현 요사코이 타이, 후쿠요렌 등을 준비한 일본 17개 단체와 김덕수 사물놀이, 한국 사자탈춤보존회, 예천 공저농요보존회 등 한국 18개 단체가 만들어 낸 화려한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과 혐한류(嫌韓流)

퍼레이드 행렬이 진행되는 도중 길을 가던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저녁이 되자 점점 분위기는 고조됐다. 특히 46개의 연등을 주렁주렁 매단 12미터가 넘는 대나무 장대를 어깨, 이마, 손바닥에 올리고 기교를 부리는 '아키타 간토'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냈다.

▲ 일본 참가단체의 퍼레이드 공연장면.
ⓒ 이지영
▲ '평생 현역으로'를 구호로 삼는 민간단체 BBC겐킷스의 공연. 고양이 분장이 인상적이다.
ⓒ 이지영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민간단체나 학생들이다.

춤과 퍼포먼스도 모두 따라하기 쉽고 보기 편한 '아마추어' 작품이었다. 이는 기존에 동북아와 일본으로 전파됐던 '한류'와는 사뭇 다른 얼굴이다. 기존의 한류가 대중문화와 스타마케팅이 적중한 상업적 결과물이었다면 이번 한류는 두 문화가 적절히 배합된 데에서 양국의 민간단체나 개인에게 시나브로 스며드는 저변의 성과물인 것이다.

상업성이 강한 한류는 동북아 내의 오리엔탈리즘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일부의 상업성과 문화적 우월성은 '한류 스타 하나면 동남아시아든 일본이든 껌뻑 죽는다'라는 무지는 결국 억지 스타마케팅을 양산했고 결국 거부감을 일으켜 '혐한류'라는 새로운 기류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런 문화적 오류를 과제로 안고 있는 우리에게 한국과 일본의 아마추어들이 만들어낸 커다란 문화축제 한일문화교류한마당이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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