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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7월 14일 주한미군과 협상한 결과 15개 미군기지 반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반환 미군부지의 환경오염과 정화 책임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녹색연합 등 28개 환경·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인 '반환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과 공동으로 연재 기사를 내보냅니다. 이번 공동기획을 통해 반환 미군기지 환경 오염이 어느정도 심각한 지 심층취재를 하고, 천문학적인 정화비용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미군측은 기지를 반환하면서 환경 정화 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앞에 모인 매향리 주민들은 미군들이 매향리 국제사격장을 떠나며 환경오염을 정화하지 않았다며 조속한 환경정화를 촉구했다.
미군측은 기지를 반환하면서 환경 정화 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앞에 모인 매향리 주민들은 미군들이 매향리 국제사격장을 떠나며 환경오염을 정화하지 않았다며 조속한 환경정화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클릭! 서명운동] 반환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오염자 부담 원칙 유효... "한국정부, SOFA 절차 밟겠다"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최근 15개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 결과, 미군의 정화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 국방부, 외교부 등 관련부처와 함께 미군에 추가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장관은 오염자 부담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군측이 SOFA 절차를 무시했지만, 한국 정부는 SOFA 절차를 밟는 방향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환경부는 미군이 반환 기지의 환경오염 정화업체로 선정한 삼성물산에 대해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현재 5개 미군 기지를 '바이오슬러핑' 공법으로 정화하고 있지만 토양정화업체로 등록되지 않은 '무등록업체'. 환경부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법률 검토를 마친 상태다.

이치범 장관과 문정호 환경정책실장은 지난 26일 과천 환경부청사를 방문한 '반환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 소속 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 등 긴급행동 소속 단체 대표들은 지난 7월 열린 제9차 SPI(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에서 합의된 15개 미군기지 반환과 관련, 그 후속 조치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을 면담했다.

무등록 토양정화업체 삼성물산, 고발 조치 검토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미군의 환경정화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 미군에 추가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미군의 환경정화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 미군에 추가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자료사진
반환된 15개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부의 환경오염 조사 결과, PCB가 포함된 변압기 상당수가 눈에 띌 정도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군은 한국 정부에 미군 기지를 반환하면서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염소계 유기화합물인 PCB를 제거했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치범 장관은 "환경오염 치유 조치 중 미비한 사항에 대해 주한미군에게 추가 조치를 공식 요구하기로 국방부, 외교부 등 관련부처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일방적인 환경오염 치유 통보 등) SOFA 절차를 위반했지만, 한국 정부는 절차를 밟아 이 문제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5개 반환 예정 기지에서 '바이오슬러핑' 방식으로 환경정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이 토양정화업의 등록업체가 아니라는 주장과 관련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국내법(토양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면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슬러핑은 지하수의 오염된 기름을 진공으로 추출하는 방식으로,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등록업체만이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이날 환경부는 '오염자부담'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군 측에 추가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 이 장관은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사 간 사람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이사를 갔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은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 등 3명과 이치범 환경부 장관, 문정호 환경부 환경정책실장과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8개항 조치란?

2005년 9월 28일 주한미군은 반환 기지 환경 정화를 위해 8개항의 환경오염 치유 조치를 취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지난 7월 14일 국방부는 미군이 8개항 조치가 완료됐다고 통보한 15개 미군기지에 대한 반환에 합의했다. 기름에 의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5개 기지에 대해서는 바이오슬러핑 방식으로 지하수의 부유기름을 제거한 후 반환하기로 했다.

8개항은 ①지하유류저장탱크(UST) 제거 ②PCB품목 제거 ③수송부와 폐기물집하장 유출물 청소 ④소화기사격장 피탄지 오염토양 제거 ⑤사격장표면의 불발탄 처리 ⑥저장탱크 유류방출·제거 ⑦난방·온수장치 배수, 청소 및 유수분리 ⑧냉방장치 냉각제 배수·제거에 대해 조치 등이다.
- 미국이 조치했다는 8개항의 환경오염 치유 조치에 대한 검증 결과를 공개하라.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은 단계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 미국에 대해 추가적 조치를 요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은 (SOFA) 절차를 위배하더라도 한국 정부는 절차를 밟아 진행하겠다. 모든 내용은 상황이 종료된 이후, 전부 공개하겠다."

- 제9차 SPI 회의 후속 조치로 환경부가 실시한 8개항 구체 검증 결과와 이에 대한 환경부의 조치 계획, 미군에 추가 조치 요구 여부는?
"(미흡한 조치가 발견되어) 미국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서 미흡한 사항에 대해 주한미군이 책임지고 처리하는 것을 정부의 단일한 입장으로 정했다. 단지 그 시기가 이번 제10차 SPI회의(9.27~28, 워싱턴)가 될지, 10월 개최 예정인 SOFA 환경분과위원회가 될지는 미정이다."

- 주한미군이 5개 기지에서 환경부에 등록되지 않은 삼성물산과 계약하고 바이오슬러핑(지하수 기름 제거)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환경부의 대응은?
"법률적 검토를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이 국내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고발 조치할 것이다."

- 환경정화 기준 마련, 정보 비공개 조항 삭제 등 SOFA 개정에 대한 환경부 입장과 준비사항은?
"외교부와 실무적인 의견 교환을 진행하고 있다. 두 부처가 원칙적으로 정보 비공개 조항 삭제와 명확한 환경정화 기준과 방법을 마련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개별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SOFA를 개정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향후 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 2011년까지 반환 받아야 할 40여 개 기지에 대해서는 어떤 환경정화 기준과 내용을 가지고 미군이 환경오염 정화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 이를 위한 환경부의 준비 사항은?
"환경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 오염자부담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단지 8개항의 환경오염 치유 조치를 취한 기지를 돌려받았던) 제9차 SPI회의 결과가 전례가 될 것이어서,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 답변만을 듣는다면 환경부가 문제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오염 치유나 미흡한 부분에 따른 추가조치 사항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협상하면 주한미군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문제가 아닌가?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사 간 사람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이사를 갔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 환경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환경부에 대해 기대할 게 없는 것 아닌가?
"나중에 비판 받을 일이 있으면 비판 받겠다."

환경부가 오염자 부담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추가 정화조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지난 8일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 콜번의 환경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모습.
환경부가 오염자 부담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추가 정화조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지난 8일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 콜번의 환경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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