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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가을 산다운 면모를 갖추진 못했지만 소박한 멋을 주는 금병산
ⓒ 지영수

춘천은 산지로 둘러쌓여 있는 분지 지형이다. 유명한 삼악산에서 부터 험난한 대룡산, 야트막한 오봉산 등 여러 산들이 춘천을 아우르고 있다. 호반의 도시로서 물이 유명한 지역이 춘천이지만 산 역시도 만만치 않게 매력을 발산하는 곳, 또한 춘천이다.

2001년 춘천에 입성한 후 어느 덧 5년여의 세월이 흘렀지만 춘천의 산을 둘러 본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지난 가을에 삼악산에 올라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의암호를 바라다 보았으며 올 봄엔 검봉산에 올라 구곡폭포를 바라본 후 문배마을로 향해 맛난 산채 비빔밥도 먹었었다.

▲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가을은 어김없이 곁에 와있다.
ⓒ 지영수

설악산에선 단풍의 소식이 들려오고 하늘마저 높아져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봄과 가을의 기간이 짧은 춘천에선 10월이 가기 전에 산을 즐겨야 여유롭게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가을의 전장지로 삼은 곳은 '금병산'.

금병산은 청량리에서 경춘선에 승차해 지나다 보면 종착역 바로 직전에 위치한 김유정역에 인접해 있다. 금병산에 오르기 위해 산자락에 도착하면 꾸밈없는 산의 멋을 발견할 수 있다.

유명한 삼악산이 등선폭포와 강촌에 위치한 지리적 이유 때문에 관광지로서의 개발이 활발하며 등산객들 역시 많이 찾아 화려한 멋을 느끼게 해준다면 금병산은 그에 비해 소박한 모습을 보여 준다.

▲ 금병산을 오를 수 있는 길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 지영수

금병산의 정산에 오르는 길은 총 2개의 길이 있다. 초입의 안내판엔 세개의 코스가 나타나있지만 하나의 코스는 이미 폐쇄가 되어있어 주의를 기해 올라야 한다. 이날 선택한 길은 김유정역에서 부터 시작하여 김유정 문학촌으로 하산하는 등산로.

비록, 해발 652M의 산이라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새색시 같던 금병산의 소박한 이미지는 등정 30여분이 지나면서 정반대로 변하게 된다. 제대로된 등산로가 갖쳐줘 있기 보단 한, 두명이 겨우 지날 수 있는 험난한 길과 오르락내리락하는 산의 형세가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 한 송이의 들꽃도 금병산은 보듬고 있다.
ⓒ 지영수

금병산의 정산에 오르면 춘천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호반의 도시 춘천, 산의 도시 춘천, 춘천을 기억할 때 사람들은 쾌적한 자연환경을 첫손에 꼽는다.

▲ 금병산의 정산에서 바라본 춘천. 아파트 단지가 부쩍 늘어 아쉬움이 크다.
ⓒ 지영수

서울의 상수원으로서 개발이 극히 제한된 춘천의 사정은 경제적으론 춘천 지역사람들에게 짐을 얹어 주지만 환경적으론 아주 좋은 조건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금병산의 정상에서 바라본 춘천은 어느덧 아파트가 늘어선 보통의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웠다.

▲ 이 밤송이가 다 익을 때쯤이면 금병산도 단풍으로 붉게 물들 것이다.
ⓒ 지영수

▲ 비록 흐드러진 단풍은 볼 수 없었지만 길가의 코스모스로 아쉬움을 달랬다.
ⓒ 지영수

조금 이른 시기에 산에 오른 탓인지 화려한 단풍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춘천이 어떤 도시인가. 닭갈비를 선봉으로 여러 먹거리가 포진해 있는 것이 또 다른 춘천의 모습이다. 금병산에서 내려와 닭갈비와 함께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인 막국수를 먹으러 향했다.

▲ 춘천의 대표적인 별미인 막국수. 어서 맛보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기도 전에 비벼버렸다.
ⓒ 지영수

옛부터 집에서 메밀로 막 만들어 먹는다 해서 붙은 이름인 막국수. 그 막국수와 단짝을 이루는 편육과 촌떡, 그리고 메밀 빈대떡에 한잔의 동동주를 마시며 빨간 단풍을 보진 못했지만 춘천의 멋진 모습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가을 날을 마음속에 담아 본다.

▲ 막국수의 맛을 한층 더 끌어 올려준 별미들(시계방향으로 편육과 동동주, 촌떡, 메밀빈대떡)
ⓒ 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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