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공동대표 김경애)는 장애인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2년 전 서울시교육청과 합의한 12개 사항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 14일부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서울교육권연대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교육 문제는 교육 당국인 서울시교육청뿐 아니라 예산을 비롯한 서울시 정책의 책임을 지고 있는 서울시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애아동 교육 기관, 현저히 부족'
서울교육권연대에 따르면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가 매년 교육경비보조로 지원하는 경비 중 장애학생교육지원 관련 비용은 편성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 서울시의 특수교육보조원 수요인원은 3700명에 이르고 있으나 배치된 인원은 4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서울시내 전체 보육시설 5477개 가운데 국공립 보육기관이 581개소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장애아동 통합보육기관은 94개소에 그치고 있어 장애아동이 교육 받을 수 있는 기관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하 장애인 58%가 낮 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집에서 혼자 지내거나 가정에서 부모·가족과 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장애 학생에 대한 방과 후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에 산적해 있는 장애인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방정부 교육경비보조 반영 ▲장애학생 직업교육에 대한 서울시의 행·재정적 지원 ▲방과후 장애아동 방치문제 해결 ▲성인장애인 대상 교육·문화·여가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인 교육보장 위해 서울시가 나서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종권 위원장은 "장애아동 부모들이 농성에 들어간지 보름이 지나고 있으나 교육청은 아무런 성의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장애인의 교육문제는 서울시책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서울시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정 위원장은 "서울시는 장애인 교육 문제 해결에 대한 역할과 권한을 갖고 있다"며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행 할 수 없는 장애인 교육문제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고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에 이어 희망사회당 서울시당 조영권 위원장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의 학교생활을 하면서 단 1명의 장애인도 보지 못했다"며 "장애인과 함께 교육받지 못했다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 "교육을 통해 사회로 나가고 노동을 하게 되는데 장애인에게 교육받고 사회로 나가고 노동을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장애인의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시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정도와 신변처리 가능 여부에 따라 입학 차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방과 후 갈 곳이 없어 집에서 방치되고 있는 장애학생의 문제와 어린이집 입학에서부터 거부당하고 있는 장애아동에 대한 차별 사례가 소개되었다.
장애인참교육부모회 서부부모회 최도희씨는 "일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이후 학교 내·외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으나 장애 아이들은 학교 내·외 어느 곳에서도 교육 받을 수 없다"며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교육의 기회를 장애아동만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는 "우리 아이들도 수영하고, 요가하고, 노래하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애아동에게 교육의 기회는 왜 늘 배제되어야 하는지 부모로서 너무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관내 A 민간 보육시설의 경우 장애아동 부모가 입학 상담 차 어린이집을 방문했으나 교사인력 문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보조교사 인건비 40만원을 부모가 자부담으로 낼 용의가 있는지 질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구 관내 B 통합어린이집의 경우 단체로 입학상담을 받으러 온 장애아동 어머니들에게 장애정도와 신변처리 가능 여부를 따져 경증의 장애아동만 입학시키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를 발표한 장애인참교육부모회 마포부모회 서경주씨는 "많은 기관에서 장애정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입학을 허가하기 때문에 장애아동 부모들은 집 근처 어린이집을 두고도 입학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이는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어 서씨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 보육시설 입학 차별을 없애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평가 인증 절차에 장애부모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청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시청과 교육청과는 업무에 차이가 있다"며 "지역적인 문제는 시 입장에서 해 나가겠지만 직업·통합교육 문제는 교육청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업무가 각 분야별로 다르기 때문에 교육문제는 교육청에서 할 것이고 방과후 활동 등의 보육문제는 보육과로 갈 것"이라며 "요구안의 내용은 각 해당 과로 보내져 해당 부서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울시청 6개 요구안 | | | | 1. 장애인교육경비 지원
- 특수학교/일반학교의 시설환경 개선
- 특수교육보조원 인건비
- 전환교육지원센터 설치
2. 지역사회 방과후 프로그램 설치
- 지역사회 기관 활용 프로그램 설치, 이에 필요한 재정 지원
- 각 구별 장애학생 방과후 프로그램 담당 부서 설치
3.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통한 장애학생 이동보조 서비스 실시
- 18세 이하 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인 서비스 실시
4. 직업교육 지원 강화
- 직업교육 및 훈련기관내 장애학생 특별반 설치
5. 통합보육 활성화
- 서울시내 국/공립 보육기관 통합보육 실시
- 선별 입학 보육기관에 대한 시정조치
6. 장애성인 교육/문화/여가 프로그램 설치
- 지역사회 기관 활용 프로그램 설치 시 강사비 및 운영비 지원
- 지역사회 교육/문화/여가 프로그램 제공기관 확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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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지숙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기자로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