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정상이 추진키로 합의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사전에 북한 측에도 알렸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28일 저녁 방영되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손석희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아직 북한의 반응이 나오지 않았지만,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최수헌 외교부 부상이 지난 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를 이유로 6자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는 별도로 남북간 대화채널이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의 반응,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되지도 않을 일을 계속 진행할 수야 없는 것 아니겠냐"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괄적 접근방안' 내용과 관련, 노 대통령은 "한국이 중심에 서서 미국과 북한이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안(案)을 만들고, 그 안으로 양쪽의 입장이 수렴되도록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라며 "한국이 결정적인 권한은 없지만 양자의 입장을 좁혀나가는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 가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접견 내용을 놓고 정부 내 설명에 혼선이 나타난 데 대해서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조사가 왜 그리 오래 걸리느냐? 언제쯤 끝날 것 같으냐' 이런 질문을 하며 환담하고 넘어간 건데 주미대사로서는 '좀 빨리 끝내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말한 것으로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니까 '요청했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 않겠나, 논란이 될 이유가 없는 문제인데 쓸데없이 증폭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작권 환수, 우리 의지와 미국 생각이 맞아떨어져"
이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추진 경위에 대해 "우리의 의지와 미국의 생각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석희 진행자가 "(전작권)을 자주적 입장에 의해서 가져오는 것이냐, 아니면 미국의 전략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자주국방이 되는 것이라면 문제가 남는다"고 질문하자 노 대통령은 "어떻든 명백하게 우리의 의지인데, 미국 생각하고 우연히 맞아떨어지니까 '적어도 미국 기분 맞춰주는구나'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전작권 환수 반대론을 겨냥, "처음에는 '안보 위협'을 내세우다가 미국이 '안보 공약에는 변함이 없다'고 하니까 이제 돈 얘기로 넘어갔다"며 "국가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정치적으로 공방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이렇게 무원칙·무책임하게 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전작권 환수를 재고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전작권 문제는 핵실험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핵실험 경우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북한이 먼저 무력행사를 하기 전에 누구라도 북한에 대해 무력행사를 하는 것은 한반도에 초래할 결과를 다 같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대해 "미국의 대통령, 책임있는 장관들이 공식적으로 한·미관계에 문제 없다고 하면 그냥 문제없는 것으로 가는 것"이라며 "그 분들의 속마음에 혹시나 그 전하고 조금씩 달라진 데에 따른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렇게까지 깊이 헤아리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