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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추석이 추석다워야 추석이지~!" 최근 유행중인 개그 코너 '형님뉴스'의 말투를 흉내 내며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정말 추석다운 추석이란 무엇일까요.

추석이란 말만 들어도 쓴 침부터 삼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귀향·귀성 전쟁을 생각하면서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불경기 때문에 가벼워진 지갑을 매만지며 한숨을 쉽니다. '명절증후군'을 앓는 여성들은 불어나는 가사노동 생각에 얼굴을 찌푸립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현실입니다.

그러한 현실이기에 더더욱, 추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추석은 가족과 친지가 함께하며 정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과거의 조상들을 돌아보며 현재의 우리를 살펴보고 미래의 우리를 내다보는 기회입니다.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갈수록 사라지는 우리 고유의 문화와 숨결을 느끼며 우리의 피와 뿌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입니다. 추석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부정적인 유교문화에만 주목하지 말고, 추석이란 명절이 지닌 긍정적인 기능을 받아들이면 가정과 사회에 건강한 웃음이 가득해지지 않을까요.

예전부터 추석은 웃음 가득한 명절이었습니다. 한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든 추석 무렵의 넓은 들판은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빛으로 물들며 온갖 곡식과 과일이 풍성했습니다. 조상들은 그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잘 익은 곡식을 한 줌 베어 안방에 걸어 놓고 풍년을 기원하는 '올벼심미', '풋바심'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농사일로 바빴던 일가친척이 다 같이 종가에 모여 조상의 묘를 벌초하고 차례를 지내는 것은 지금과 다를 게 없습니다. 다만, 귀향길이 멀어졌을 따름입니다. 깨, 팥, 콩, 밤 등의 소를 넣은 반달모양 송편을 나눠먹으면서 아이들은 가풍을 익혔습니다. 박나물, 토란국, 고지국 등을 먹는 문화는 사라졌지만 가족이 음식을 통해 정을 나누는 모습은 지금도 이어집니다.

추석은 여성들에게도 기쁜 날이었습니다. 시집간 딸이 친정어머니와 중간 지점에서 만나 반나절을 함께 보내는 것을 '중로상봉(中路相逢)' 혹은 '반보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추석에는 여성들이 하루종일 친정 나들이를 하는 '온보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풍속을 이어받아 두 집안의 어른들을 똑같이 찾아뵙고 가족애를 다지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민속학자 이필영(한남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추석의 각종 민속이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시대적 배경에서 쇠퇴·소멸되고 변질되는 동시에 새로운 모습으로 출현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과거는 현재를 설명하고, 현재는 과거를 설명한다"는 명제를 받아들여 예로부터 전해져온 긍정적인 추석의 민속문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조금만 부지런하면, 추석의 긍정적인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행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 서울광장, 청계광장, 국립중앙박물관, 여성생활사박물관 등 많은 곳에서 가족애를 다지는 전통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입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요. 예년에 비해 연휴 기간도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추석을 맞을 수 있습니다. 가족과 친지 간에 돈독한 정을 쌓고 흥을 나눴던 조상들의 지혜를 그대로 받아들여 추석 연휴를 밝은 웃음으로 채우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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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늘 보름달 어디서 볼까

[이재은 기자] 일주일이나 되는 긴 추석연휴. 뭘 하면 좋을까. 추석 연휴 동안 명절 분위기도 내고 가족, 연인 간의 정을 돈독히 다지고 싶다면 달구경을 해보자. 가족, 연인의 손을 잡고 머리 위로 뜬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재미는 명절의 흥겨움을 더 해줄 것이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가까운 밤나들이 명소가 곳곳에 있다. 서울 근교의 달맞이 명소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서울 공원들

위로는 하늘이 열려 있고, 아래로는 잔잔한 강물이 흐르는 공원은 가족과 함께 달구경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서울에서는 특히 하늘공원, 선유도공원이 대표적인 달맞이 공원으로 손꼽힌다.

한강 선유도공원은 무지개처럼 휜 선유교(보행자 전용다리)가 명물이다. 선유교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다리 곳곳을 장식한 다양한 색의 조명과 어우러지면서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리 위로 부는 선선한 바람과 머리 위로 뜬 둥근 달은 서울의 색다른 멋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난지도에 있는 하늘공원은 달을 따기 위해 하늘로 걸어가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지상과 하늘공원을 연결하는 지그재그 나무계단은 공원 이름처럼 하늘과 맞닿는 곳으로 이끌어줄 듯한 착각까지 일으킨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을 지나 하늘공원 전망대에서 달구경에 취해보자. 손을 뻗치면 달이 손에 닿을 것 같다. 복잡한 대도시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 안겨 있는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선상 카페가 있는 한강

한강은 강물에 비친 달과 야경을 한꺼번에 음미할 수 있어 달맞이 명소로 손꼽힌다. 더욱이 한강 주변에는 운치 있고, 탁 트인 선상 카페들이 많아 가족끼리, 연인끼리 달구경하기 좋다.

마포대교 북단에 있는 강변 카페 '아이오유(I.O.U)' 창가에 앉으면 63빌딩을 중심으로 여의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는 크게 7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1층에는 해 뜨는 방(안방), 난 너랑(거실), 야외 테라스가 있다.

2층에는 별 헤는 방, 그림 같은 방, 속삭이는 방이 있다. 별 헤는 방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머리 위로 별, 달, 하늘을 볼 수 있다. 둥근 보름달을 구경하며 이야기 나누기에 그만이다. 한강 유람선을 타고 강물 위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도 운치 있다.

▲청계천

청계천은 예로부터 서민들이 보름달을 감상하는 명소였다. 18세기에 그려진 풍속화에도 청계천 달맞이가 잘 묘사돼 있다. 최근 이곳이 다시 이색적인 달맞이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2층 버스를 타고 투어를 할 수 있기 때문. 하루 5회 운행되는 2층 버스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출발, 청계천 일대를 운행한다. 2층 창가에서 연인의 손을 잡고 보름달을 만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터넷 예약은 필수다.

▲N서울타워

2005년 12월 N서울타워로 이름을 바꾼 남산타워 전망대는 서울의 야경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명절 때면 연인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장소다. 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성인 7천원, 학생 5천원, 어린이 3천원)를 타고 올라갈 수 있어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N서울타워에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는데 5층 양식 레스토랑 '엔 그릴'은 47분마다 한 바퀴 회전을 하므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한강을 포함한 서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한산성

남한산성도 빼놓을 수 없는 달맞이 명소다. 특히 정상 부근의 수어장대는 달구경하기에 좋다. 이곳에 오르면 양주나 양평, 용인까지 보인다. 남한산성은 20만평이 넘는 소나무 숲과 탁 트인 전망 때문에 추석 때마다 달구경을 하러 온 인파로 북적인다. 성곽은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서문에서 바라본 서울의 전경도 짜릿한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한복으로 멋내고 전통놀이로 흥돋우고
추석 200% 즐기려면

추석에는 우리 전통의 멋을 한껏 부리고 명절 분위기를 내보면 어떨까. 핵가족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거 추석의 의미는 퇴색되고 있지만, 조금만 신경 쓴다면 고풍스러운 명절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터. 명절 분위기를 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한복을 입는 일인 듯싶다.

올 한복 트렌드는 복고풍. 저고리 기장이 길어지고 동정과 깃, 섶이 넓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반달 모양의 배래도 직선 형태로 바뀌었고, 폭도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한복의 품이 넉넉하고 너그러워진 느낌이다.

전통한복연구원은 "올해 한복 색감은 천연염색의 맑은 빛이 선호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끝동이나 고름의 색을 달리하는 등 색감의 매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복은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자연스럽게 색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끝동, 고름, 곁마기를 다른 색으로 하는 삼회장이나 깃, 끝동, 고름을 다른 색으로 하는 반회장 저고리 하나만 구입해도 좋을 듯. 입던 한복에 금박 장식이나 수 무늬를 놓는 것도 방법이다.

젊은 층이라면, 두루마기 대신 조끼 모양의 배자나 마고자 등 실용적인 아이템을 권한다. 토끼털이나 양털을 뗐다 붙일 수 있는 배자는,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노리개를 달면 더 갖춰 입은 느낌이 난다.

한복으로 명절 분위기가 더해졌다면, 이번에는 전통놀이로 흥을 돋운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추석 놀이마당이 열린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10월 5~7일 휘모리잡가, 동춘서커스, 전통타악공연, 경기민요, 탈춤, 판소리 등 공연과 추석 차례상 차리기, 전통주 빚기 등 전시마당을 진행한다. 송편 빚기, 다듬이질, 전통공예, 민속놀이 등 체험마당도 마련된다.

청계광장에서는 10월 6일 풍물판굿, 강령탈춤, 경기민요, 오고무, 부채춤, 마당놀이 ‘뺑파전’, 수표교 다리밟기 등의 민속공연과 비석치기, 고무줄, 망줍기, 돈치기, 널뛰기 등의 놀이체험이 준비된다. 운현궁에서는 10월 5~7일 세시풍속 놀이와 도자체험,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10월 6일 마당극 ‘똥벼락’, 마당창극 ‘심청이는 외로워’, 민속놀이 등을 펼친다.

서울광장에서는 10월 6일 ‘2006 한가위 국악한마당’이 개최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김덕수패 사물놀이, 이생강, 정재만, 안숙선 등 국악인들이 출연하고, 영화 ‘왕의 남자’에서 줄타기 대역을 맡았던 권원태씨의 공연이 이어진다.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에는 전통혼례 재현 및 신행길놀이를 볼 수 있다. / 감현주 기자

디톡스와 함께 연휴즐기는 법

추석 연휴를 이용해 몸속에 쌓인 노폐물과 피로를 싹 씻어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숙면, 식이요법, 목욕, 운동, 주스테라피 등 각종 디톡스 요법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간편하고 효과적인 디톡스 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피로 씻으며 몸·마음 재충전

야채위주 식단‘식이요법’에 운동·목욕도 효과적

▲식이요법=몸을 맑게 하는 첫걸음은 음식에서 시작된다. 음식을 통한 디톡스 요법은 보통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 가공식품, 청량음료, 정제된 밀가루 제품, 낙농제품, 육류, 백설탕, 술, 카페인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1단계), 곡물과 견과류(2단계), 단백질(3단계)로 구성된 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식이요법 디톡스의 요령이다.

먼저, 처음 2~3일은 살짝 익힌 채소와 과일을 먹고 하루에 허브차, 생수를 8~10잔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을 마셔서 대장을 청소하는 것은 기본. 2~5일째부터는 해바라기씨, 호박씨, 참깨, 아몬드, 호두 등 열매 씨와 곡물 위주로 식단을 짠다. 마지막 5~7일은 두부, 생선, 콩 등 육류를 제외한 단백질 음식과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한다.

기름진 추석 음식에서 흡수한 독소를 바로 배출시키고 싶다면 양파, 마늘, 된장, 청국장 등을 함께 먹도록 한다. 또 미역, 다시마, 곤약 등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을 유도하고 장 청소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다.

▲운동과 목욕=체내에 쌓여 있는 독성을 배출하는 중요한 기관 중 하나가 피부이다. 피부는 땀을 통해 몸 안의 독소를 밖으로 배출한다. 따라서 걷기, 조깅, 수영, 요가 등 자연스럽게 땀이 나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 목욕을 할 때 몸을 부드러운 솔로 문지르면 독소배출에 더욱 효과적이다. 림프샘이 자극받아 모공을 통한 독소 방출이 원활해지기 때문.

수세미 스펀지, 손잡이가 긴 브러시 등을 이용해 매일 5분씩 마사지를 하면 배설이 원활해져 몸이 정화된다. 마사지를 할 때는 발과 발목, 다리 전체, 배, 허리부분, 허벅지 안쪽, 양손, 팔, 목, 어깨, 가슴 순으로 천천히 문지른다. 특히 림프샘이 있는 허벅지 안쪽은 오랫동안 천천히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반신욕도 체내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매일 20분 이상 따뜻한 물 에 몸을 담그면 더워진 몸에서 나는 땀을 통해 몸속의 노폐물이 배출된다. 반신욕을 꾸준히 하면 혈액순환과 변비 개선에 효과가 있다.

▲명상=마음을 정화시키는 데 명상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먼저 명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나만의 은신처 같은 편안한 환경을 만들자. 산만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뒤 10~20분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 추석 연휴 며칠 동안이라도 폭력이 난무하거나 자극적인 영화, TV 프로그램은 보지 않도록 한다. 머리가 복잡해지는 책도 읽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대신 명상 시간 전후로 자신을 돌아보는 편안한 글쓰기, 걷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책 읽기로 '체증 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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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 교통체증이 이어지는 귀향길과 귀성길에 책을 읽으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긴 연휴 기간 동안 차례를 지내는 것 외에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사람들도 독서를 통해 일상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고혜경/한겨레)는 옛이야기를 통해서 여성성을 재발견하는 책이다. 우리 전래동화 속의 콩쥐, 팥쥐, 심청이, 선녀, 무서운 계모 등의 여성 캐릭터는 움츠리고 분노하며 질투하는 왜곡된 여성성을 전파해왔다.

이 책은 "심청이 과연 효녀일까?"라고 묻고, "콩쥐는 신데렐라콤플렉스에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옛이야기 속의 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건강한 여성성을 회복시키는 것. 명절과 어울리는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 눈길이 가는 책이다.

'I'm Fine'(다린 몽고메리/가람)은 지친 현대 여성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책이다. 절망을 딛고 희망을 키우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유방암을 이겨내고, 3도 화상을 입고 절망하다가 수영복을 입게 되며, 결혼 8년차의 단조로운 일상을 밴드 활동을 통해 날려버린 여성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이 책에는 자신 안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내몰려 가쁜 숨을 몰아쉬는 독자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준다.

'인생의 놓쳐버린 교훈'(조 비테일/비즈니스맵)도 지친 일상을 재충전해주는 책이다.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잃고 헤맬 때가 많다.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인 지은이는 삶의 굴곡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을 전한다.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명절 가사노동에 지친 여성들이라면 'MOTHERS'(다이어그램 그룹/하서)를 읽는 게 좋다. 정치가, 연예인, 과학자 등 세계 각층 유명 인물 100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무자비한 갱단 두목 알 카포네를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이로 대해준 어머니,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농장 일을 돌보기를 바랐던 어머니 등 세계적인 인물의 어머니들에 관한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여성 독자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줄 만하다.

'엄마학교'(서형숙/큰솔)도 여성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해온 지은이가 전하는 달콤한 육아, 편안한 교육, 행복한 삶에 대한 이야기. 지은이는 "믿고, 칭찬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말한다.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에 휘말리지 않고 뚝심 있게 소신대로 아이들을 키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엄마라서 행복해요"라고 되뇌면서 마음을 다잡을 기회를 선사하는 책이다.

싱글들 "스크린엔 외로움이 없다"
작품성 겸비 외화 관객몰이 시동


2006년 추석 연휴 영화관에서는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로맨틱코미디나 블록버스터의 강풍에서 벗어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황금연휴를 보내는 싱글족을 위한 영화도 준비되어 있다.

광화문 씨네큐브에서는 영국의 여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이 영화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2002년 ‘디아워스’로 관객들을 찾아왔던 버지니아 울프가 ‘안토니아스 라인’으로 유명한 여성감독 마를린 호리스를 만나 영상언어로 재현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노년에 접어든 한 여성이 현재의 삶과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는 모습을 통해 여성들이 느끼는 결혼과 인생, 젊음과 노년에 대한 상념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광화문을 지나 종로에 이르면 흥미로운 모녀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귀향’이 바로 그것. 스폰지하우스(구 씨네코아)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칸 영화제에서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웃음과 눈물 가득 섞인 여배우들의 능란한 연기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같은 영화관에서 개봉한 ‘금발의 초원’ 역시 혼자 즐기기 좋은 영화다. 이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 드 히미코’를 통해 스타감독이 된 이누도 잇신이 2000년에 만든 영화로, 오시마 유미코의 원작 만화를 기초로 했다. 현재를 잊고 스무 살 청년으로 돌아갔다고 착각에 빠진 80세의 노인 닛포리와 노인 가사 도우미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18세 소녀 나리스의 기이한 사랑이야기가 벌써부터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추석 극장에는 한국영화 바람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가문의 위기’와 ‘형사’ 등에 그쳤던 것과는 사뭇 대조를 이룬다. 추석 연휴 때 관객몰이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영화는 이미 2백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비롯, ‘가문의 부활’, ‘타짜’, ‘라디오 스타’, ‘구미호 가족’, ‘잘 살아보세’ 등이다. / 채혜원 기자

연휴 TV "리모컨이 가장 바쁜 날들"

최신작 영화부터 흥미진진 다큐까지 볼거리 가득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무섭게 ‘방콕족’들은 신문의 TV 편성표부터 꺼내든다.

추석에는 TV도 풍년이다. 극장에서 이제 막 내린 따끈한 한국영화와 외화들이 대거 방영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수 년 동안 준비한 특집 다큐멘터리, 인기 연예인이 총출동하는 오락프로그램, NG장면 퍼레이드 등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많아 채널을 어디에 고정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방송사들은 관객몰이에 성공한 한국영화를 대거 방영한다. ‘친절한 금자씨’(KBS2TV, 10월 8일 밤 11시 20분), ‘웰컴투 동막골’(MBC, 10월 8일 밤 9시40분), ‘투사부일체’(SBS, 10월 7일 밤 9시45분) 등이 편성돼 있다. 그 밖에 볼만한 영화로는 ▲KBS 2TV ‘너는 내 운명’(4일 밤 11시 5분), ‘스타워즈 6: 제다이의 귀환’(7일 오후 1시), ‘음란서생’(7일 밤 11시 25분) ▲MBC ‘상하이 나이츠’(4일 낮 12시), ‘투모로우’(5일 밤 12시 10분) ‘캐리비안의 해적’(5일 밤 9시35분), ‘댄서의 순정’(5일 밤 12시 20분) ▲SBS ‘작업의 정석’(4일 밤 9시45분), ‘미스터 주부퀴즈 왕’(4일 낮 12시20분), ‘가문의 위기’(4일 밤 9시45분) 등이 있다.

방송사에서 공들여 만든 특집 프로그램도 눈길을 잡아끈다.

▲KBS는 외국인 며느리의 친정 방문기를 담은 ‘러브 인 아시아’(1TV, 7일 오후 5시 10분), 재혼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 ‘동행’(1TV, 2일 밤 11시 40분), ‘계절음식에 담긴 비밀’(1TV, 5·6일 오전 10시), ‘주부, 추석을 말하자’(1TV, 5·6일 오전 11시), 대국민 리서치 ‘당신은 어느 쪽?’(2TV, 8일 오전 10시 20분)을 편성했다.

▲MBC는 추석특집 4부작으로 무술인, 비보이, 도인 등 4인 4색 고수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한국의 최고수’(3~6일 오전 8시 30분)를 방영한다. 사투리 배틀 ‘말 달리자’(2일, 저녁 6시 50분), 드라마 ‘주몽’을 현장감 있게 소개하는 ‘해모수의 주몽이야기’(3일 밤 11시 15분)도 주목된다. ‘주인 닮은 개 선발대회’(5일 오전 10시 50분), ‘스타 권투대회-내 주먹이 운다’(5일 오후 6시 50분)는 프로그램 제목만 봐도 웃음이 난다.

▲SBS는 추석 특집 드라마로 코시안의 현실을 담은 ‘깜끈이 엄마’(7일 오전 10시)를 방영한다. 추석특집 ‘건강음식대백과’(10월 6일 오전 8시 30분), ‘천하제일 신동열전’(7일 오후 4시 20분)도 기대된다. / 권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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