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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은 2일자에 실리는 <경향신문> 창간 60주년(지난달 28일) 기념 기고문에서 "모든 권력이 분산됐다. 단순한 삼권분립 차원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학계, 경제계 등 모든 영역에서 권력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며 "그 중에서 언론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치권력은 제도와 규범이 허용하는 범위를 초과하여 권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며 "이제 지도력의 위기를 걱정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고 밝혔다.

"언론의 정치화·권력화는 구시대 유물"

노 대통령은 "정보가 권력이고, 권력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던 시대에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 중요했으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는 지금은 정보의 취사선택과 가치판단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따라서 언론은 사실을 정확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게 전해야 올바른 공론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권력화'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감시하고 비판하기 위해선 감시와 비판의 대상보다 더 높은 공정성과 투명성, 도덕성을 가져야 비판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감시와 비판의 역할을 맡은 주체가 스스로 정치화되고 권력화되는 일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성숙한 민주사회에선 사라져야할 금기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4개 신문사 논설위원 간담회에서도 "보수 언론은 권력화를 넘어 아예 정권교체 투쟁을 하고 있다"며 "언론이 정치권력화 하는 수준까지 가면, 언론과 정권이 함께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노 대통령은 계속해서, "정부와 언론간에 유착이나 부당한 공생관계는 더 이상 없다"면서 "이렇게 가다보면 정부와 언론이 견제와 균형의 긴장관계를 넘어 창조적인 대안을 통해 함께 목표에 접근해 가는 건강한 협력관계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어렵지만 그런 의지와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극단주의를 배제해야 한다"며 "합리적 보수, 합리적 진보 그리고 이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제3, 제4의 길도 추구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와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극단주의에 대해 "우리가 거쳐 온 60년 현대사의 어쩔 수 없는 그림자처럼 보인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시련일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군의 날 기념식 "2010년대 초반, 우리 군이 전쟁억제 주도력 확보"

노 대통령은 한편, 1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1단계 중기계획이 완료되는 2010년대 초반에는 우리 군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국방개혁 2020'에 따라 기술집약형 군구조와 전력의 첨단화를 이루게 되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조 정착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또 "군 의료서비스를 민간 수준 못지않게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며 "제대군인에 대한 맞춤식 전직지원체계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동북아의 평화적 안정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행사가 끝나고, 노 대통령이 행사참석인사들과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본부석 둘째줄 좌석에 앉아 있던 백선엽 전 예비역 대장을 앞줄로 직접 인도해 노 대통령에게 소개, 가장 먼저 악수를 나누도록 배려해 눈길을 끌었다.

백선엽 전 대장은, 6·25전쟁 등에서 활약했고, 전작권 환수에 반대하는 예비역 장성 성명에 참여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작권 환수 반대를 주도 하고 있는 재향군인회의 박세직 회장, 김상태 성우회장 등도 참석했다.

노사모 회원 30여명이 기념식을 끝내고 돌아가는 노 대통령에게 "노짱님 회갑 축하해요 사랑해요" "노짱과 함께 희망 대한민국"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축하하기도 했다. 차에서 잠시 내린 노 대통령 부부에게 이들은 축하 꽃다발을 건넨 뒤 회갑 축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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