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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국정원장이 북한의 핵실험이 실시된 9일 오후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김승규 국정원장이 북한의 핵실험이 실시된 9일 오후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가정보원은 9일 오전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시간과 장소를 '9일 오전 10시 35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로 잠정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정원은 이날 김승규 국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긴급 소집된 정보위 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정형근 의원이 전했다.

그에 따르면 국정원은 "오늘 오전 10시 35분께 핵실험이 실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소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30㎞ 동쪽으로 떨어져 있고 지난번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던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서북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360m 높이의 야산 지하인 것으로 잠정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산의 높이를 볼 때 (기존에 보고했던 것처럼) 수직 갱도가 아닌 수평 갱도에서 핵실험이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정 의원은 "통상 사막지형에서는 수직강도에서 핵실험을 하지만 산악지형에서는 수평갱도에서 한다"고 덧붙였다.

핵실험 30분 뒤에야 정황 포착한 듯

정 의원은 그러나 "오전 10시 30분께만 해도 김 국정원장은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없다'고 보고했고, 향후 핵실험을 한다면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이 유력하다고 보고했다"면서 "이는 국정원이 핵실험 장소와 시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측은 "오전 보고에서 핵실험 시간은 예측하지 못했으나 핵실험 장소는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승규 국정원장은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시작된 '북한 핵실험 관련 동향 보고'에서 "현재까지 핵실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져 문책 논란이 예상된다.

김 원장은 이어 11시 10분쯤 정보위원들에게 "대통령 주재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소집되어 청와대에 가야 한다"고 양해를 구하고 국회를 떠났다.

이에 비추어 김승규 원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지 30분쯤 뒤에야 핵실험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정형근 의원도 "김 원장이 오전 보고 때는 '핵실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정보의 실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회 정보위는 안보관계장관회의가 끝나는 오후 5시쯤 김승규 원장이 다시 출석한 가운데 정보위 회의를 속개해 정확한 북한 핵실험 동향을 보고받고 국정원의 정보 실패에 따른 문책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는 당초 오후 3시에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었으나 청와대 안보관계장관회의가 길어짐에 따라 오후 5시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9일 오전 핵실험을 강행한 뒤 열린 한나라당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정형근 최고위원은 "국정원이 핵실험 장소와 시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9일 오전 핵실험을 강행한 뒤 열린 한나라당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정형근 최고위원은 "국정원이 핵실험 장소와 시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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