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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동덕여대 전 총장이 12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회의 해임 결정은 부당하다"며 "취소를 요구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손봉호 동덕여대 전 총장이 12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회의 해임 결정은 부당하다"며 "취소를 요구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석희열
손봉호 동덕여대 전 총장이 재단이사회의 해임 결정에 불복해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동덕여대 재단이사회는 지난 9일 학내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 당시 총장을 해임한 바 있다.

'소청심사 청구'란 징계처분이나 기타 본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을 받은 공무원이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고자 행정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는 행정심판을 말한다.

손 전 총장은 12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단이사회의 부당한 해임 결정에 승복할 수 없어 10일 교육부에 소청심사청구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손 전 총장은 "이사회가 분명한 해임 사유를 밝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절차상의 오류를 범했다"고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교원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총장을 해임한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사회측은 손 전 총장이 고등교육법상 교수가 아니어서 법적으로 교원의 신분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교원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손 전 총장에게 교원의 지위가 있느냐의 여부가 소청심사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 전 총장은 "동덕여대 교무위원, 교수협의회 등과 협의하여 이사회의 부당한 결정을 바꿀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법적 권한을 회복한 뒤 학교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기반이 만들어지면 학교 구성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거취를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쪽도 이날 "이사회가 임기가 보장된 총장을 불법적으로 해임하여 학교를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총장 해임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병일 부총장은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하여 이사회의 불법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양 이사 "해임될 이유 충분하다"

이날 손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는 김병일 부총장 등 교수와 학생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손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는 김병일 부총장 등 교수와 학생 30여 명이 참석했다. ⓒ 석희열
앞서 김일수 고려대 교수와 백종국 경상대 교수 등 지식인 78명은 10일 성명서를 내고, "동덕여대 이사회가 진실 규명을 거부하고 벌이는 소수의 불법적 투쟁 행위에 굴복하지 않음을 지도력 부재라고 주장하여 총장을 해임한 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고 유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경양 재단이사회 이사는 "학내에서 일어난 다양한 분규를 2년 동안 방치하여 수습하지 못한 총장을 이사회가 해임하지 못한다면 이런 학교는 사립학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이사는 이사회의 해임 의결에 앞서 징계위를 거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손봉호 전 총장은 고등교육법상 교수가 아니어서 법적으로 교원의 신분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교원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던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또 "해임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의 명예를 존중해 대외적으로 해임 사유를 낱낱이 밝히지 않았을 뿐 사유는 충분하다"면서 "일주일 뒤 이사회 회의록이 공개되면 손 전 총장 해임과 관련해 이사 개개인이 개진한 여러 가지 사유와 상황 설명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교수노조, 직원노조 등도 '해임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총장 해임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일 동덕여대 재단이사회가 총장 해임을 결정하자 이 학교 학생 400여 명이 교내 본관 앞에 모여 총장 해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교내 곳곳에서는 총장 해임을 둘러싸고 찬반 양쪽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9일 동덕여대 재단이사회가 총장 해임을 결정하자 이 학교 학생 400여 명이 교내 본관 앞에 모여 총장 해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교내 곳곳에서는 총장 해임을 둘러싸고 찬반 양쪽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 석희열
한편 일부 언론에서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보도된 박상기 이사장과 신혜수 이사는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안건 논의에 앞서 사직하겠다는 애초 뜻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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