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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 기간이면 늘 겪는 일이다. 잠을 못 잔다거나, 얼굴에 뽀드락지가 잔뜩 난다거나, 폐막하는 그 시간까지 맘을 놓지 못하는 동안 오그라드는 심장과 가빠진 박동 소리를 확인한다거나 등.

올해는 이러지 않을 줄 알았다. 그래도 늘 평정심을 찾으려 하지만 영상제가 다가오면 늘 심장이 오그라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여전히 영상제는 2%로가 부족하다. 그건 관객이 채워줄 수밖에 없다. 영상제를 준비한 사람들이 믿는 건 관객밖에 없으니 관객에게 확 땡기는 글발이 필요한데, 그런 재주는 없으니 안타깝다. 그래도 나름 삼삼하게 영상제 즐길 알싸한 제안을 해 본다.

삼삼한 영상제 알싸하게 즐기기

▲ 6회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 포스터
ⓒ 민언련
각 영상(화)제마다 특징이 있다. 우리 영상제의 기치를 보자. 시민작가들의 '축제의 한마당'이다. 갓 발을 내민 작가들의 여린 작품들, 그러나 배짱만은 두둑한 그들의 뱃심으로 만든 작품들에 관심을 두자. 관객은 자고로 작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만이 아니라 날카로운 비평의 눈도 필요하지 않는가.

'카메라에 털어놔! 시민작가가 되어 보자.'

올해 영상제의 슬로건이다. 작년 대상작 <첫시도>는 시민영상제의 앞날에 어떤 이정표와 같은 작품이었다. 그런 작품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하면서 내건 슬로건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영상제의 슬로건으로 쭉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의 내밀한 내용에서 사회적 담론까지. 사적인 내용으로 공적 영역까지 끌어올린 '영상의 울림'을 시도한 시민작가들의 은밀함을 올해는 어떻게 카메라에 털어놨나를 확인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겠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카메라에 뭘 털어놓을까를 그려보고,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내년 시민영상제에 도전해주시길….

시민영상제를 꾸준하게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올해의 작품들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기술의 진보, 그리고 탄탄한 구성력과 달라진 화면을 보면 "시민작가들 작품 맞아?"라는 작은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성장하는 시민작가들의 수준만큼이나, 영상제의 질도 높아지는 것을 함께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 개막작 <우유혁명>
ⓒ 민언련
청소년 부분의 약진은 젊은이 및 일반의 긴장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 부분의 작품을 소개하면, 획일화되고 권위적인 사회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우유혁명>, 사회 부조리를 돈의 흐름으로 풍자한 <아! 대한민국>, 성에 관한 남녀의 시각차에 진지하게 접근한 <비탈을 걷다> 등이 있다.

젊은이 일반의 작품을 보자!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목적이 뚜렷한 작품이다.

▲ 개막작 <이길수씨네 가족>
ⓒ 민언련
자신의 노동 여건을 다른 노동자의 인터뷰 통해 다룬 <타워크레인 노동자>, 생리가 멈춰진 엄마와 임신을 의심하는 딸의 고민 사이의 갈등을 달콤한 단팥빵에 비유해 둘의 관계를 따뜻하게 전하는 <단팥빵>, 이주노동자의 삶과 현실을 담은 <서서보기> <연변에서 왔습네다>, 노령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노인의 문제가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노인다큐 "천안으로 떠나는 실버세대"> <음표의 날개>, 크로스 드레서의 행적을 뒤따르면서 그들이 고민과 사회적 시선을 진지하게 얘기하는 <고백>, 소동불가, 아니 소통을 하지 않는 <이길수씨네 가족> 등 가족, 노인문제, 이주노동자, 노동자 등 다양한 시각을 감상할 수 있다.

여전이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중요하고 그 소통을 위해 자신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발휘할 때이다.

풀뿌리 영상전은 시민영상제에서만 즐길 수 있다

▲ 풀뿌리영상 <들소리방송> (황새울 방송국 '들소리')
ⓒ 민언련
어느 영상제에서 생생한 지역의 풀뿌리 영상들을 감상할 수 있는가? 열악한 환경이지만 보석같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영상집단의 작품을 초대해 시민영상제를 풍성하게 했다. 그 여느 작품보다 소박한 작품들이다.

이번에 초대된 작품들은 대추리의 <들소리방송국>의 영상뉴스에서 <지역 육아공동체>까지. 지역의 현안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작품들이 주다. 이들과의 작은 만남도 준비해 놓았다.

필리핀을 아세요

시민영상제는 매년 해외작품을 초청하고 있다. 그것도 제3세계 작품들을.

남아공, 일본, 멕시코, 이라크, 인도네시아, 올해는 필리핀이다. 1946년 7월의 미국의 식민지로부터 독립, 1인당 GDP 1159불, 대통령은 아로요, 수도는 마닐라, 우리나라에 다수의 이주노동자가 들어와 있는 정도만 알 것이다.

▲ 해외초청 <바다의 추억>
ⓒ 민언련
이번 소개될 작품들은 다도로 이뤄진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나라 필리핀이 이름다운 원시 숲의 자원을 탕진하고 있는 내용의 <산맥의 자손들>, 그리고 <바다의 기억>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바다 집시들인 받자오족의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바다라는 생활터전을 잃은 그들은 도시 해안가에 정착해 바닷사람으로서 진정한 본성을 회복하기를 원한다는 작품이다.

<푸가의 침묵하는 원주민들>편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사진작가 캐리 기니어가 우아한 모션그래픽을 사용하여 675개의 스틸 사진들로, 이들을 도와달라고 강한 설득력으로 호소하는 다큐멘터리로 우리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다. 총 3편을 준비했다.

대추리가 스크린쿼터를 만나다

▲ 폐막작 <소리없는 절규>
ⓒ 민언련
올해 대한민국을 달군 이슈는 미군기지 확장반대의 최전선에 있는 대추리와 한미FTA의 신호탄인 스크린쿼터가 있다. 시민영상제는 언제나 그 해의 이슈화이터가 되는 작품들을 소개한 바 있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정일건 감독의 <대추리전쟁>과 이훈규 감독의 <146-73=스크린쿼터+한미FTA>은 더는 설명이 필요없는 작품들이다.

따끈하게 차려놓은 밥상에 여러분은 숟가락만 들고 왁자지껄하며 수다를 떨면서 맛나게 먹기만 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제6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 상영일정
일시 : 2006년 10월 20일(금)-22일(일) 
장소 : 상명대 예술디자인센터(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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