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7뭉치의 옷 보따리
ⓒ 임석교
"형님 제가 결혼 전에 입던 옷 이제는 못 입겠어요. 그래서 한 7뭉치 정리해 두었는데 언제 한번 들러서 가지고 가서 입을 만한 것 입으세요."
"언니는 못 입어도 솜이는 입을 수 있는 것 있을 거예요."
"응 알았어. 나도 옷 정리 해놓았는데… 나가져가고 받아오지 뭐! 미현이랑 지현이가 입을 수 있는 옷 있을 거야. 슬이가 못 입는 옷 챙겨서 가져갈께."
"참, 책도 많아, 유치원 다니는 미현이가 읽을 거 많을 거야."
"예, 형님. 그럼 나중에 봐요."

이렇게 시작된 겨울나기 준비는 온 집안을 쑥대 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작은 녀석은 천성이 욕심이 많아 누구에게 뭘 줄 생각을 잘 안한다. 그런데 뭘 준다면 좋아서 난리가. 그래서 그런지 직접 보지 않은 책장만 차지하던 책들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엄마 이거 지현이가 좋아할까?"
"응 네가 안 보는 것은 다 주자. 집에 있으면 집만 복잡하잖아?"
"응 그래, 그리고 이 옷은…?"

완전히 난리가 났다.

▲ 패션 쇼 시작.
ⓒ 임석교
"아빠 이 옷 어때?"
"응 멋진데!"
"야, 외숙모 덕에 멋진 옷 입어보네."

▲ 이런 옷은 엄마가 아마 안 사 주실거다.
ⓒ 임석교
또 난리다. 오늘 교환해온 책과 옷으로 패션쇼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 입어보지 못하는 옷도 있다. 외숙모가 젊을 때 입던 옷이라 초등 6학년인 큰 놈은 다 멋있어 보였나 보다.

▲ 너무나 좋아한다. 하지만 엄마는.
ⓒ 임석교
이것, 저것 다 입어 본다. 찢어진 청바지에 배 곱 티셔츠까지. 엄마 아빠가 절대로(?)사주지 않을 듯한 옷 들이다. 그냥 마냥 즐겁다.

외숙모는 결혼 전에는 날씬했단다. 애 둘 낳고나니 온 몸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큰 놈에게 어울리는 옷이 많은가 보다.

▲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간다.
ⓒ 임석교
쌀쌀해져가는 가을 저녁에 오늘 우리 집은 패션 쇼로 난리가 났다. 여러분의 집도 오늘 저희 집과 같이 패션 쇼 한번 해보시는 것은 어떨는지? '나누면 즐겁다'는 것이 절실히 생각나는 저녁시간이다.

▲ 마음에 안드는 옷을 다음 선수(?)에게로 전해 진다. 울산에 사는 큰 외숙모에게.
ⓒ 임석교

덧붙이는 글 | <데일리안><시골아이>에도 송고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