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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분장을 한 목사님의 모습에 모두들 배꼽이 빠졌답니다
엽기 분장을 한 목사님의 모습에 모두들 배꼽이 빠졌답니다 ⓒ 김혜원
"와하하하."
"우히히히."
"깔깔깔 낄낄낄…."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조용한 공원이 느닷없는 웃음소리로 떠들썩합니다. 웃다가 배꼽이 빠질 것 같다는 부모님들, 너무 웃어 허리가 아프다는 선생님들…. 너무 웃겨 눈물까지 흘리는 아이들….

지난 15일 장애아들과 함께 간 가을 소풍. 이번 가을 소풍의 주제는 '웃음'이었습니다.

정신지체나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발달장애 등 복합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아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해 조증과 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아무런 이유 없이 충동적으로 울거나 웃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외부적인 자극조차도 두려워해 허리가 끊어질 듯 호탕하고 유쾌한 웃음을 이끌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의 경우는 더한 경우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를 돌보다 보면 어느새인가 가정 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두운 얼굴, 우울한 얼굴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아빠들의 망가진 모습은 아이들에게 더 큰 웃음을 주지요
아빠들의 망가진 모습은 아이들에게 더 큰 웃음을 주지요 ⓒ 김혜원
이런 부모님과 아이들을 위해 계획한 프로그램이 바로 웃음 치료입니다.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말도 있지만, 최근 들어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병중에 있는 환우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것이 그들의 정신 건강뿐 아니라 실제로 육체의 병까지 이길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는 이론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최근 들어서 이렇게 웃어보긴 처음이에요. 얼굴 근육이 아플 정도에요."
"너무 웃어서 허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네요."


여러분은 하루에 몇 번이나 웃으시나요?

웃음 치료를 잘 그린 영화. 로빈윌리엄스주연 '패치아담스'
웃음 치료를 잘 그린 영화. 로빈윌리엄스주연 '패치아담스'
얼굴이 아프고 배도 고프다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는 웃음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평소에 잘 웃지 않아 사용하지 않던 웃음 근육을 사용하니 얼굴이 아픈 건 당연하고, 웃을 때 빨라지는 혈액순환의 효과는 30분간 운동한 것과 같은 것이라니 배가 고픈 것도 당연한 것이지요.

억지로라도 웃으면 뇌는 그것을 행복한 상태로 착각해 실제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고도 합니다. 이는 우울한 표정과 행복한 표정을 짓게 하는 근육이 서로 달라 근육의 움직임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뇌에 전달하기 때문이랍니다.

흰머리에 언제나 근엄하신 목사님, 사위까지 보신 부장님, 회사에서는 모두 어려워하는 사장님이라는 박 선생님, 단 한 번도 이런 이상한 놀이에 참여해 본 일이 없다는 문 선생님….

그러나 오늘은 목사님도, 부장님도, 사장님도, 선생님도 모두 모두 벗었습니다. 그동안 자신들을 감싸고 있는 권위와 체면을 벗고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웃음을 입었습니다. 그 모두가 웃음을 잃어버리고 건강도 잃어가는 장애아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위한 노력이었지만, 행사가 끝난 뒤 오히려 본인들이 더 즐겁고 행복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유쾌했습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웠습니다."
"처음엔 민망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아이들보다 제가 더 신나던걸요."


한때는 떨어져 뒹구는 낙엽만 보아도 웃음이 난다는 시절도 있었겠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며 웃음의 빈도도 강도도 점차 줄어 들어가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웃음은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이나 기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만 유효한 것이 아니랍니다. 혹시나 걸리게 될 마음의 병과 몸의 병을 예방하고, 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요.

여러분은 하루에 몇 번이나 웃으시나요?

건강한 삶을 살며 내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싶다면 큰 소리로 웃어보세요. 스스로 만드는 웃음이 최고의 명약이랍니다.

망가져도 행복한 선생님과 아이들
망가져도 행복한 선생님과 아이들 ⓒ 김혜원
웃음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해 줍니다.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즐의 양을 줄여주고 우리 몸에 유익한 호르몬을 많이 분비함을 통해서 '하루 15초 웃으면 이틀을 더 오래 산다."

"미국 UCLA대학병원의 프리드 박사는 하루 45분 웃으면 고혈압이나 스트레스 등 현대적인 질병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스웨덴의 노먼 커즌즈 박사는 환자가 10분간 통쾌하게 웃으면 두 시간 동안 고통 없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고 밝혔다."

"웃음은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증가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며 세포 조직의 증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람이 웃을 때 통증을 진정시키는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행복을 위해 이제부터 망가지는거야. 가는거야!!
행복을 위해 이제부터 망가지는거야. 가는거야!!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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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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