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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원의 사과나무 아래는 들국화 밭이다.
농원의 사과나무 아래는 들국화 밭이다. ⓒ 안서순
한 농원에 들국화가 만발했다. 1만평이 넘는사과과수원에 들국화가 빼곡하다. 빨갛게 익어가는 탐스런사과가 주렁주렁한 아래로 노란 들국화는 밭을 이룬다.

충남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에 있는 한농원(농장주 한엄식)에는 들국화 뿐만 아니라 긴 봄날과 무더운 여름날 내내 가꾸어 이제 동글동글한 꽃망울을 매달고 활짝 필 날을 기다리는 1억송이가 넘는 400여종의 국화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긴 가뭄으로 숲속의 단풍마저 제 빛깔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한 농원의 들국화는 진한 색깔과 특유의 국향를 내뿜으며 탐스럽게 피어있다. 들국화만 피어 있는 요즘에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주말이면 200여명이 넘게 온다고 한다.

국화가 있는 가을의 한농장은 서산인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알만한 사람은 거의 찾아오는 '유명한 쉼터'가 됐다. 농장주 한엄식씨는 "요즘에는 새벽 5시부터 일어나 거의 하루 종일 들국화에 물을 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직스럽게 국화를 사랑하는 한씨는 그 한마음으로 논농사와 포도와 사과농사를 통해 얻어진 수입 대부분을 국화를 가꾸는데 탕진(?)한다. 한푼 수입도 되지 않는 국화를 1만5000여평이 넘는 농장에 빈구석이 없을 정도로 심어놓고 가꾸자니 그게 쉬운 일이겠는가.

"많은 분들이 오셔서 좋다고 하시면 그게 보람이지요."

한농장의 국화는 오는 26일에서 27일께 활짝 필 것이라고 한다.

한농장에 들어서면서 왼쪽으로 갖가지 형상을 한 12개의 목장승이 소국위로 몸통을 빼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조그만 연못이 있고 그 연못을 끼고 옆으로 도는 산책로가 있다.

연못을 끼고 도는 산책로부터 조롱박에 심은 국화와 아이 주먹만한 작은 분에 심은 갖가지 색깔의 소국이 가득한 '향기 있는 쉼터'부터 들리길 추천한다. 다음은 사람들이 몰려들면 주차장으로 쓰임새가 바뀌는 마당을 가로질러 원쪽으로 돌아가면 초가지붕을 한 쉼터가 나온다.

여기에서 다시 사과나무가 보이는 곳으로 곧장 가면 거기 들국화가 사과나무를 에워싸고 있는 들국화 단지가 나온다. 익어가는 사과와 함께 노란 들국화는 조화를 이루는 과수원 사이로 관광객들이 산책을 즐기길 수는 있지만 함부로 사과를 따서는 안된다. 그 사과는 주인 한씨 가족의 생계 밑천이기 때문이다.

사과나무 아래 들국화 말고도 농장 곳곳에는 '여심''황진이''황공작''백공작''춘심' 등 대국 200여종과 '새벽''백조''동원의 여걸''태양' 등 소국 200여종이 화분과 맨땅에 심어져 있다.

한농장에서는 오는 28일부터 '국화… 그 가을빛 추억속으로' 라는 테마로 1억송이 국화꽃 축제가 열린다.

만개할 날을 기다리는 노란 소국
만개할 날을 기다리는 노란 소국 ⓒ 안서순
장승과 조롱박과 소국
장승과 조롱박과 소국 ⓒ 안서순
한농원 인근의 고북면사무소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농원을 찾았다.
한농원 인근의 고북면사무소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농원을 찾았다. ⓒ 안서순
한농원 마당가의 연못
한농원 마당가의 연못 ⓒ 안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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