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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향 대표의 성명서 발표
정백향 대표의 성명서 발표 ⓒ 이은희
'정신병원 피해자 인권찾기 모임'(대표 정백향, 아래 정피모) 회원 7명은 18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신교로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124시간 동안 강박이 지속되어 강박해제 20분 만에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알코올 중독증 환자의 사망사건을 접한 정피모 회원들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정백향 정피모 대표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묻혀있던 정신병원 내에서의 인권유린범죄 중 극히 일부분이 밝혀져 사회에 충격을 주었으나,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밝혀진다면 범죄규모와 양상은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정신병원 내에서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정신병원시설이 환자들의 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 허술한 정신보건법을 환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로 바꾸는 문제, 또 위법한 정신과의사를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법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을 주장했다.

또 정 대표는 이번 사망사건과 같은 강박, 가혹한 격리, 과다한 약물투여 등의 인권침해범죄를 차단하고, 인권중심, 환자중심의 정신보건법으로 개정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피모 회원들은 입원 당시 자신들이 직접 정신병원과 보호사들에게 당한 강박과 폭행의 충격적인 실상을 털어놨다.

정피모 회원 ㅂ씨의 사례발표
정피모 회원 ㅂ씨의 사례발표 ⓒ 이은희
현재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는 ㅂ(65)씨는 "다량의 방부제를 넣어 판 연근과 우엉을 불량식품으로 고발조치했다가 괴청년들에게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면서 "감금된 1개월 정도는 기억이 나지만 그 이후로는 독한 정신과 약과 빈번하게 맞은 주사로 인해 기억이 없고, 정신병원을 퇴원하고 한 달가량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는 자녀들을 보고도 누가 누군지 분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 사는 ㅇ(40)씨는 "정신병원에 11개월 감금되어 있으면서 대구, 왜관, 안강, 경주 등 무려 5차례에 걸쳐 병원을 이송당하는 동안 3차례에 걸쳐 강박을 당했다"며 "온몸을 강박 당하고 있어 보호사가 대·소변을 받아줬는데, 식사도 대·소변을 보는 일이 귀찮아 굶는 편을 선택했다"고 털어놓았다.

정피모 회원과 후원자들의 기자회견장 전경
정피모 회원과 후원자들의 기자회견장 전경 ⓒ 이은희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정피모 회원과 후원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신체의 자유를 가혹하게 제한하는 강박제도에 대한 명확한 법적근거와 기준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이들은 무리한 124시간의 강박으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 적용으로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행사를 마친 정백향 대표는 "현재의 허술한 정신보건법 때문에 국민의 정신건강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국회, 정부는 신속히 인권중심, 환자중심의 정신보건법으로 개정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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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사이 인권이 후퇴하는 사회현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인권발전이 멈추지 않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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