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19일 밤 10시 40분]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
한·미·일 외교장관들은 19일 서울에서 3자 회의를 갖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3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2시간여 회의를 마친 뒤 공식발표를 통해 "북핵 불용이라는 단호한 입장 하에 상호 긴밀한 조율을 통해 전략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의견 모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당국자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3국간 합의의 의미에 "말 그대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대우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6자 회담의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에 두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3국 외교장관들은 이와 함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서 "무엇보다 북한의 전략적 결단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3국 외교장관들은 이어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 나타난 국제사회의 확고한 결의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6자회담에 복귀하고 9·19 성명을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북한의 자세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1신 : 19일 오후 7시 27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9일 "유엔 결의안 1718호에 따른 화물 검색 이야기가 언론에 과장되게 보도됐다"며 "우리가 해상봉쇄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유엔결의에 따라 회원국이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해상검색은 국제법과 국내법이 적용되며, 한국에는 이미 남북간에 해운 합의서가 있다. 유엔 결의 내용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PSI에 상당히 자세한 설명을 했다.
유엔결의안 1718호는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방지하는 목적이 있으며,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는 이미 2년여 동안 각 나라의 권한 및 정보를 이용해 위험한 무기나 물질들을 검색하는데 사용됐다는 것. 또 PSI는 임의로 수색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법과 국내법 그리고 정보에 따라 이뤄지며 지난 몇년간 잘 이뤄졌고 무력충돌로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 이전 방지에 합의"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제3자에 이전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이를 개발하는 금융과 돈 줄을 막는 것은 국제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미국은 해상 선박 검색으로 현재 긴장이 심화되거나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유엔 결의안을 이행하면서 긴장이 고조된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반기문 장관과 회담에서 유엔 결의안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핵물질을 제3국에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중단을 요청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라이스 장관은 "내가 한국에 온 것은 한국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각자 가지고 있는 지렛대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통해 핵폐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9·19 공동 성명 이행해야"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의 평양 방문과 관련 라이스 장관은 "중국이 북한은 하나의 선택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하기를 바란다"며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고 9·19 공동 성명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장관은 "개성공단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는데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미국 측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금강산 관광은 상징성이 큰 사업"이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조화되고 통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지속추구하기로 했다"며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제재를 통해 핵 폐기로 이끄는 균형되고 조율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유엔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반 장관은 "우리는 유엔의회원국으로서 유엔의 여러가지 결정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아마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송 실장의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여러가지 오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 | 노 대통령-라이스 면담, 왜 30분이나 길어졌을까 | | | 청와대 "깊이있게 설명하고 충분히 들었다" | | | | 오후 4시 40분부터 5시 30분까지로 예정돼 있던 노무현 대통령의 라이스 미 국무장관 접견은 애초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6시에 끝났다. 이에 비해 청와대는 간략(?)한 보도자료를 내놔 접견에서 오간 발언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접견 직후인 5시 40분에는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외무장관이 공동기자회견을 하게 돼 있었기 때문에, 접견이 30분이나 길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기다리던 청와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대판 붙은 거 아니야?"라는 농담성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회담 전부터 이미 한미간에 대북제제 문제에 대한 이견이 노출돼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온 말들이었다.
접견에 대한 청와대 보도자료는 "노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시의적절한 결의안 채택을 평가하였으며, 노 대통령은 한국은 금번 결의를 존중하며, 이를 충실하게 이행할 계획임을 설명", "유엔 결의에 의한 대북제재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필요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가운데 외교적 해결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 "라이스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 공약은 매우 확고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으로 북한 핵 실험에 대해 국제 사회가 단호한 입장을 보였음을 상기시키고 북한은 6자회담에 무조건 복귀하여 9.19 공동 성명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원칙'적인 합의들이었다.
윤태영 대변인은 면담이 길어진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 입장도 깊이 있게 설명하고, 라이스 장관의 얘기도 충분히 들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한미 외교장관 기자회견에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답했다. / 황방열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