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도시인 시드니에는 당연히 해양 스포츠를 즐길만한 곳이 지천으로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은 본다이 비치라고 할 수 있다. 본다이 비치하면 첫 번째 떠오르는 것은 단연 서핑(파도타기)이다.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는 부산의 해운대를 연상케 하는 긴 모래사장, 툭 트인 바다가 인상적이다. 태평양에 직접 면해 있어 파도가 높다. '본다이'는 호주 원주민어로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라는 뜻이다.
밀가루같은 모래사장, 높은 파도... '서핑의 메카', 본다이 비치
그 유래에 걸맞게 본다이 비치는 높은 파도 때문에 '서핑의 메카'로 알려졌다. 서퍼 영화로 유명한 <폭풍 속으로>를 이곳에서 찍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본다이 비치는 분명 서퍼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파도는 높으나 모래는 마치 밀가루처럼 곱다. 그래서 바람이 심한 날이면 모래바람으로 변하기도 한다. 파도가 높기 때문에 수영하는 사람들보다는 고운 모래사장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거나 파도를 타는 서퍼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수영을 즐기려면 좀 더 육지 쪽으로 움푹 들어와 있는 북쪽 바다가 좋다. 파도가 잔잔한 편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파도가 높은 남쪽 바다는 주로 서퍼들이 파도를 기다리며 바다에 떠있다. 검은색 수트를 입고 바다에 떠있는 그들을 멀리서 보면 마치 물개 떼 같다. 그래서 서퍼들을 속어로 '물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실 시드니 중심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모두 해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본다이 비치가 유명한 이유는 시내에서 가장 가깝고,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어서다.
풍광만으로는 다음 기사에서 소개할 예정인 팜 비치나 넬슨 베이에는 못 미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본다이 비치를 찾는다.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광활한 모래사장, 수영과 서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변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해변 앞거리인 캠벨 퍼레이드에는 카페,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다. 대부분 테이크 어웨이가 가능하므로 간단한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해변이나 잔디밭에 앉아 먹는 것도 좋고, 해가 진 저녁이라면 노천카페에 앉아 느긋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는 것도 좋겠다.
노을 바라보며 노천카페서 하는 식사도 권할만
호주인, 특히 시드니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은 대부분 해양스포츠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끼리 요트를 타거나 좀 더 젊은 사람들은 서핑을 즐긴다. 특히 시내 중심가에서도 서핑 보드를 들고 오가는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본다이 비치는 전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라이프 세이버스(Life Savers), 즉 인명구조 자원봉사단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1938년 이들의 활동과 관련된 유명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무려 200여명이 파도에 한꺼번에 휩쓸려갈 뻔했으나 인명구조대원의 활약으로 195명이 구조되었다.
지금도 그들은 본다이 비치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반드시 수영 구역 내에서만 수영을 즐겨야 하며, 파도가 높은 날은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가끔 본다이 비치에도 상어가 출몰하여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본다이 비치는 서핑만을 즐기는 곳은 아니다. 제법 탈 줄 안다는 스케이트 보더들도 많이 모인다. 스스로의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선택하여 돌아가면서 한 번씩 묘기를 보인다. 타는 그들도 재미있겠지만 보는 이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우선 시티 레일을 이용하여 본다이 정션까지 간다.
본다이 정션에서 다시 380번 버스나 L82 버스로 갈아타고 15분 정도 가면 본다이 비치에 이른다.
아마도 본다이 비치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어느 버스를 타야할지 쉽게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본다이 정션에서 본다이 비치까지는 왕복 $3.40(1$=약700원)이다. 어차피 되돌아 나와야 하므로 왕복표를 끊는 것이 편하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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