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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대의료원 노사 갈등이 두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 쪽 직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노조의 농성장(로비)을 철거하고 있다
ⓒ 보건의료노조
대구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극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폭력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제2의 세종병원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조는 ▲2004년 합의사항(인력충원, 의료민주화) 이행 ▲일방휴직 적용 범위 재조정 ▲일방적 팀제 도입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쪽은 "아직 정상 진료에는 차질이 없다"며 "팀제 개편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결국 지난 19일 충돌이 일어났다. 민주노총 노동자 120여 명이 이날 저녁 8시30분 병원 현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가려고 하자 병원 쪽 직원 120여 명이 이를 제지하면서 격한 몸싸움이 벌어진 것. 이 충돌로 양쪽에서 40여 명이 다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노조 쪽은 "이날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마친 뒤 천막농성에 들어가려 하자 병원이 의사와 사무직 남성들로 구성된 구사대를 동원하여 무작위로 사진을 찍고 여성조합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쪽은 "외부 단체까지 가세해 불법적으로 천막농성장을 병원 입구에 설치하려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양쪽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이날 물리적인 충돌에서 병원 직원 다수가 폭행을 당해 입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 지난 13일 보건의료노조는 영남대의료원 로비에서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 보건의료노조
노사간에 가장 큰 쟁점은 2004년 합의사항 이행을 둘러싼 이견이다. 노사는 또 병원이 추진하고 있는 팀제 도입에 대해서도 이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김경희 영남대의료원지부 조직부장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는 노사간에 신뢰가 있을 수 없다"며 "병원은 2004년 노사 합의사항을 행동으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단체협약 이행을 요구하는 노조에 대해 대화를 거부한 채 폭력을 일삼고 있는 병원이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대구지역 대부분 병원이 시행하는 팀제 도입을 노조가 반대하면서 노사관계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팀제는 구조조정 일환이 아니라 조직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의료시장 개방 등 안팎의 상황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24~25일 병원 쪽과 집중교섭을 벌이기로 하고 홍명옥 위원장이 직접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타결되지 않으면 26~27일 300여 명이 모여 영남대의료원 타격투쟁을 벌이겠다고 노조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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