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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아짐, 어서 오쇼, 건강하시지라?"
"오메, 왔는가? 반갑소잉~~."
"할머니, 즐거우세요?"
"하모! 자식새끼들이 다 객지에 나가사니께 동네 젊은 놈들이 자식보다 더 나서. 늙은이들 좋으라고 잔치해주는데 우리야 고맵지 뭐!"
지난 27일 전남 화순군 도곡면 도곡온천지구 주차장이 노인들의 환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날 대형 천막이 마련된 도곡온천 주차장에서는 도곡면 내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제10회 도곡면 노인위안잔치가 열렸다.
노인들은 각자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 친지 등 반가운 얼굴을 향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즐거운 인사를 나눴다.
도곡면 부녀회와 생활개선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청년회가 노인들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은 노인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했다.
도곡면 고인돌풍물패의 신나는 풍물공연과 함께 시작된 이날 노인위안잔치는 당초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여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노인들의 흥겨운 춤사위가 멈추지 않아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행사가 마무리 됐다.
이날 잔치에서는 민요는 물론 전통무용, 얼기설기 찢어진 옷에 더벅머리를 하고 걸쭉한 입담의 각설이의 품바와 화려한 몸짓의 라틴댄스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을 지켜보는 노인들의 얼굴에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
특히 가수 박인성씨가 '무조건'이나 '자기야', '당신은 바보야' 등의 트롯메들리를 열창하자 흥을 이기지 못한 노인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온몸을 흔들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물론 청년회원들의 살신성인(?)도 한몫했다.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온몸을 흔들어대며 분위기를 이끄는 청년회원들의 모습은 노인들의 흥을 한껏 돋웠다.
노인들은 오후 4시를 훌쩍 넘겨서야 마지못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인들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집으로 모셔드리는 일도 당연 청년회원들이 맡았다.
청년회원들은 아침에 노인들을 집에서 행사장으로 모셔왔듯이 행사가 끝난 후에도 노인들을 각자의 트럭과 승용차 등을 이용해 집으로 모셔다 드렸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문병호 청년회장은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많이 걱정했는데 하루종일 즐거워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며 "내년에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을 더 즐겁게 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도곡면에는 현재 31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65세 이상 노인들이 850여명을 차지하고 있다. 도곡면 청년회는 문병호 회장을 중심으로 3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SBS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