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이 토지공사에 요청한 휴직보상비 내역서. 82명 직원 모두 우리은행 계좌를 따로 만들어 청구했지만 정작 직원들은 계좌가 만들어졌는지도 몰라 명의도용 의혹이 떠오르고 있다. 중앙고속은 직원 1인당 수백만원씩의 휴직보상비를 챙겼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지난 2003년 12월 동탄 정비공장을 이전하면서 한국토지공사(토공)로부터 노동자 휴직보상금을 허위 청구한 것으로 밝혀진 중앙고속이 최근 문제가 커지자 3억원을 슬그머니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공 화성지사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앙고속으로부터 지난 10월 20일 원금과 이자 3억여 원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고속에서 휴직보상금을 받은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법에 근거해 휴직보상금을 지급했지만 반납하겠다고 하니 안 받을 이유가 없어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공은 중앙고속이 일부러 허위 청구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할 권한도 없고, 수사기관에 의뢰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허위 청구된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문제를 매듭지었다는 게 토공의 설명이다.
중앙고속 "기업이미지 손상 우려" - 이영순 의원 "허위 청구 자인"
중앙고속은 휴직보상금을 돌려주면서도 허위 청구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중앙고속은 지난달 토공에 보낸 공문에서 "(공장 이전) 당시 노조에서 휴직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생계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회사에서는 공장 이전기간 동안 근로자들의 급여 및 상여금 전액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근로자들이 휴직보상금을 수령해 회사에 입금하기로 서면 동의를 받아 원만하게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휴직보상금 반납 이유에 대해서도 중앙고속은 "원만하게 처리된 사항이지만 부도덕한 회사로 오인되고 기업이미지가 손상될 것을 우려해 부득이 하게 반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보상법에 따라 지급된 휴직보상금을 단지 '기업이미지'를 이유로 반납한다는 점은 석연찮은 점이 있다.
중앙고속 인사노무팀 관계자는 "공장을 이전하면서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휴직했다"며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처리하다보니 오해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중앙고속 휴직보상금 허위 청구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영순(민주노동당) 의원은 "휴직보상금을 반납한 것은 중앙고속이 토공을 상대로 허위 보상청구서를 작성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토공은 당시 보상을 담당했던 관계자들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앙고속을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보상 청구 사실이 드러난 이상 검찰과 경찰도 각종 의혹 및 불법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를 실시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