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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버스정류장이 깨끗했던 이유,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버스정류장이 깨끗했던 이유,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 최육상

새벽 2시 무렵, 눈앞에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4층 사무실 복도 창 밖에서 도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버스정류장 지붕 위로 올라가 청소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가만 지켜보자니 궁금했다. 그럼 수많은 정류장들이 이런 식으로 관리돼 왔단 말인가?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 사무실에서 카메라를 챙겨 무작정 이들에게 달려갔다. 두 사람의 모습은, 청소는 나이가 드신 분들의 일이라는 생각을 한순간에 깨버렸다.

“보통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일해요. 버스정류장 청소는 하루에 10군데 정도를 하는데, 오늘은 다른 업무 때문에 여기가 마지막이에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임을 밝히고 말을 건네니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던 김철수(가명·34)씨가 내놓은 답변이다.

김씨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취재냐”며 “정 그렇다면 가명으로 해 달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씨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옆에서 청소를 하던 이상현(가명·31)씨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서울시에서 용역을 맡은 회사 소속이라는 김씨는 “서울시내의 모든 버스정류장은 이런 식으로 청소를 한다”며 “밤낮이 바뀌어서 일하는 것이 힘들 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규 버스노선이 모두 끝난 시각, 서울 동작세무서 정류장의 버스 중앙차로에는 한 대의 버스도 지나가지 않았다. 김씨에게 다시 물었다. 일하면서 제일 힘든 게 뭐냐고. 그는 청소를 하면서도 진지한 눈빛으로 답했다.

“지금은 차가 안 다녀서 괜찮지만, 12시 무렵에는 차량 통제선을 설치하고 청소를 해도 종종 문제가 생겨요. 특히 택시기사가 운행에 방해가 된다며 뭐라고 하거나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난동을 부릴 때면 무척 힘들죠. 하지만, 시민 편의를 위해서는 참고 일하는 수밖에 없어요.”

버스 대기장소 위로 오르기 위해 사다리는 기본이다. 이들이 끌고 온 차량에는 청소도구가 가득했다.
버스 대기장소 위로 오르기 위해 사다리는 기본이다. 이들이 끌고 온 차량에는 청소도구가 가득했다. ⓒ 최육상

버스 대기장소 아래서 본 청소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버스 대기장소 아래서 본 청소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 최육상

새벽에 찌든 때를 싹 벗겨 낸 버스정류장. 지붕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새벽에 찌든 때를 싹 벗겨 낸 버스정류장. 지붕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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