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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낙하산 요원>의 주인공들
<무적의 낙하산 요원>의 주인공들 ⓒ SBS
수목드라마가 어느 때보다 시청률 싸움이 치열하다. 톱스타들이 대거 컴백하면서 드라마의 시청률 3파전은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이 SBS TV 수목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다. 첫 방영 이후 17% 시청률 기록으로 단숨에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주목을 받았다.

이는 전작 <돌아와요 순애씨>의 인기요인도 있었지만 KBS TV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를 눌렀다는 점에서 값진 승리였다. 하지만 이후 고현정의 컴백으로 화제가 된 MBC TV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가 첫 방영하면서 1위에서 밀려나면서 <무적의 낙하산 요원>은 2파전을 벌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KBS TV 수목드라마 <황진이>가 방영되면서 초라한 시청률을 받아야만 했다.

그 결과 10% 시청률을 오락가락하며 힘을 못 쓰고 있다. 너무나 맥빠지는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신입사원 2시즌이라는 이름 아래 시즌제로 첫 작품인데, 그 결과가 너무나 초라해 시즌제 드라마 제작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의 역전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2일 밤 16회를 마지막으로 브라운관에서 퇴장한다. 또한 후발주자로 나선 고현정과 하지원이라는 여우들에게 밀리면서, 맥을 못 추는 상황이기에 그나마 유종의 미를 거둘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결과를 맞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20%를 상회하며 한때 잘 나갔던 이 드라마가 선점이라는 이점을 이용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은 <무적의 낙하산 요원> 드라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 받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신선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이제까지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드라마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만 앞서고, 스토리 구성이나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일단 소재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움’ 보다는 ‘낯섦’으로 다가왔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그것은 그 자체의 스토리보다 코믹스러운 에피소드의 나열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내용은 지지부진하게 진행이 되고, 대한민국 첩보 드라마의 새로운 장르로서의 스릴과 긴장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오버액션은 더욱 그러하다. 한번도 코믹 연기를 하지 않았던 공주연 역의 한지민의 엉뚱하고 발랄한 연기가 몸에 맞지 옷을 입은 듯, 2%로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최강과의 로맨스도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공주연 역 자체의 존재가 가벼워졌다.

<무적의 낙하산 요원>의 한 장면
<무적의 낙하산 요원>의 한 장면 ⓒ SBS
그리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인 바로 에릭이다. 에릭의 에릭에 의한, 에릭을 위한 드라마처럼 최강이라는 역 자체의 비중이 너무나도 컸다. 그의 연기력이 몇 편의 드라마에서 입증된 바 있지만 그 스팩트럼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의존도가 너무나도 컸다는 점이다.

전작 <신입사원> 때는 주조연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조연의 감초 연기가 자연스레 살아났지만 최강이라는 역 자체의 비중이 너무 높아 조연의 연기가 설자리가 비좁았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또한 1년 째 놀던 백수에서 대통령 첩보를 담당하는 첩보원으로 분한 최강은 다소 엉뚱하면서도 능글거리는 캐릭터였지만 이를 오버로 일관해 전작의 연기보다도 못 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남은 두 주인공 강은혁과 엘리스진은 너무나 평면적인 캐릭터로 주연이라기보다는 최강과 공주현의 들러리로 전락해 제 몫을 다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사실 시즌제는 전작을 능가할 만한 특별한 것이 있어야만 시청률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무적의 낙하산 요원>은 소재만 신선했을 뿐 오히려 소재를 엮어 가는 스토리 라인이나 연기력 등은 기존과 다를 바 없었다. 아니 오히려 못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시도는 후한 점수를 줘야할 만하다. 트렌디 드라마의 소재고갈로 더 이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과 함께 작품의 질은 한없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첩보원이라는 소재를 끌어들였다는 점은 칭찬해줘야 할 듯싶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드라마는 초반의 코믹한 상황으로 시청자들의 발목을 잡으려 했던 꾀가 자기 발에 자기가 넘어진 꼴이 된 것이다. 적어도 시청자들은 코믹한 설정도 좋지만 그보다 스릴과 긴장감, 스피드 한 전개를 원했던 것이다.

이미 우리는 코믹한 드라마가 넘쳐나고, 트렌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기 때문에 소재뿐만 아니라 스토리 구성도 색다른 시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렇게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최종회를 맞이하며 비밀 정보국과 범죄간의 갈등이 풀리고 최강과 공현주의 로맨스도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최종회까지 한 걸음을 나아가지 못한 채 미숙아로 남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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