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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이란 건 참으로 묘합니다. 누군가를 평생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목숨까지 바쳐서 사랑했던 사람을 어느 순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미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생에서 가장 원한이 많았던 사람이 현생에서 부부로 만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생에서 돈을 빌려서 갚지 못한 사람은 현생에서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자꾸만 돈을 달라고 조른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얽히고 얽히는 것이 인연입니다.
오늘 한 쌍이 사랑의 보금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혼인 모습이지만 이들의 혼인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남북녀라는 것입니다.
현실의 정치 상황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하여 군사력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참으로 살벌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멀리 있는 다른 사람들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한적한 시골의 작은 예식장에서는 으르렁 거리는 높은 분들과는 달리 평화를 꽃피우는 혼인이 있었습니다.
2006년 11월 5일 11시. 경남 밀양시 무안농협 2층. 이날은 새터민 여성이 아름다운 청년을 만나 혼인을 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온갖 어려움을 다 견디고 살아온 삶에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게 세월의 장난이라고 원망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누군가의 삶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잘못되면 목숨까지 잃을지 모르는 상황을 이겨내었습니다. 세상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명도 없는 곳에서 외로움을 잘 견디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런 모든 어려움을 잘 견디고 참아온 보답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녀의 드레스는 다른 신부의 것보다 더 하얗게 보였고, 더 아름다웠습니다. 흐린 가을하늘은 틈틈이 햇살을 보여 주며 축하해 주었고,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환상적인 가을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제 이들의 삶은 행복할 것입니다. 비록 전쟁이 난다고 하여도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갈라놓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나라라고 하여도 이들의 사랑에 대하여는 어쩌지 못할 것입니다. 행여 이를 두고 북한에 대한 남한의 포용정책이라고 한다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양심도 없는 나라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최혜성, 김민곤 부부에게 무한한 행복이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