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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웹과 조지 알렌의 정책이 이렇게 달라요.
짐 웹과 조지 알렌의 정책이 이렇게 달라요. ⓒ 웹 홈페이지에서
마치 웹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양 딸아이는 진지하게 그의 정책을 말하기 시작했다.

"엄마, 웹 부인이 누군지 알아? 베트남 여자야."
"그래? 아시아 이민자가 상원의원 부인 자리까지 넘보게 되었네."


딸이 전한 웹 부인 '홍'은 베트남에서 태어난 뒤 미국으로 건너온 이른바 '보트피플'이었다. 홍의 부모는 거의 교육을 받지 못한 무학력자였지만 자녀들에게만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잘 가르쳤다고 한다.

짐 웹(오른쪽)과 그의 부인인 베트남 출신의 변호사 '홍'
짐 웹(오른쪽)과 그의 부인인 베트남 출신의 변호사 '홍' ⓒ 웹 홈페이지에서
그런 부모 아래서 홍은 미시건 대학을 졸업한 뒤 명문 코넬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커리어우먼이었다. 웹과 홍은 둘 다 재혼이고….

이런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알게 된 딸은 자신의 판단으로 웹을 지지하면서 이번 중간선거에 무척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딸아이 말을 들어보면 자기네 학교에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는 애들이 꽤 있다고 한다.

고등학생들인 이들의 선거운동은 자신이 들고 다니는 학교 바인더 겉 표지에 지지하는 후보의 사진을 꼽고 다니거나 가방이나 옷에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선생님들 역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교실에 붙여두기도 한다고 한다. 미국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처럼 모든 교사가 교무실에 함께 있는 게 아니고 교사의 교실이 따로 있다.

그래서 선생님 마음대로 교실을 꾸미는데 거기에 자신의 지지후보 이름을 붙여두었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교사가 정치 중립성을 위반했다고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곳에서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한다고 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딸이 이번 중간선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수업시간의 숙제 때문이었다. 영어 숙제였는데 선생님은 온 국민의 관심사였던 이번 중간선거를 아이들의 프로젝트 주제로 삼고 각 후보의 정책과 소신, 철학 등을 알아보라고 했단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노트북 컴퓨터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상원의원, 하원의원, 또는 주지사 후보에 대한 검색을 한 뒤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한 명 정해 그 후보의 정책을 알아보고, 상대 후보와는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봤다고 한다. 그런 다음 수집한 모든 정보를 교실 뒤 대형 게시판에 붙였고.

이것이 바로 작은딸의 프로젝트였는데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딸은 이번 중간선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딸아이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락을 알기 위하여 밤 늦게 까지 잠도 안 자고 TV 앞에 앉아 있었다.

두 후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엎치락뒤치락 표밭을 달구었는데 결국 승리는 웹에게로 돌아갔다. 딸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거 결과를 궁금해했는데 자신이 지지하는 웹이 승리를 거두자 가벼운 걸음으로 학교에 갔다.

출구조사는 이미 웹 후보의 1%차 승리를 예견했었다.
출구조사는 이미 웹 후보의 1%차 승리를 예견했었다. ⓒ 출구조사 결과 캡쳐
열다섯(미국 나이로는 열네살)인 딸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과 진지한 태도를 많이 보여주었다. 그런 의젓한 딸을 보면서 이제는 우리도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선거 연령을 낮추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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