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가경쟁력은 농업과 농촌과 농민과 식량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국가경쟁력은 농업과 농촌과 농민과 식량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 정일관
21세기 식량 안보와 국민 건강, 환경보전과 농가 소득증대를 위해서 우리밀을 반드시 살려나가야 한다는 취지 아래, 우리밀의 중요성과 안전성,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우리밀을 통해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2006년 우리밀 영농 발대식과 우리밀 파종 행사가 11월 13일(월), 경남 합천 적중면에 있는 대안학교인 원경고등학교에서 농민과 소비자, 그리고 원경고등학교 교직원들과 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우리밀 영농 발대식을 축하하는 원경고 풍물 동아리의 길놀이 공연
우리밀 영농 발대식을 축하하는 원경고 풍물 동아리의 길놀이 공연 ⓒ 정일관
합천 우리밀생산자위원회가 주최하고 합천 우리밀 영농조합법인이 주관하며, 합천군농업기술센터, 우리밀빵마을, 한살림경남, 마산우리농, 우리밀경남사업단, 합천생명농업실천모임과 원경고등학교가 후원한 이번 ‘씨뿌림’ 행사는 “진정한 미래 국가경쟁력은 식량이다”라는 주제 아래, 생명 살림의 우리밀 씨뿌림이 주는 의미를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대안학교 아이들의 선언문 낭독. 사랑과 열정을 모아 밀밭을 되살립시다.
대안학교 아이들의 선언문 낭독. 사랑과 열정을 모아 밀밭을 되살립시다. ⓒ 정일관
원경고등학교 풍물패의 길놀이 축하 공연에 이어, 합천우리밀생산자위원회 김석호 회장은 영농 발대식에서 약소국에 대한 미국의 식량 지원은 장기적인 식량 종속을 가져오게 한 전략의 일환이었으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금 심각한 대미 식량 종속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농약을 많이 칠 수밖에 없는 수입 밀은 필연적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여 결국 그 사회적 비용은 우리 국민들이 져야 한다면서, 한 예로 햄버거, 피자, 라면, 과자 등을 우리밀로만 만들어도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줄을 이어 거름을 나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줄을 이어 거름을 나르고 있습니다. ⓒ 정일관
이어서 원경고등학교 학생회 정겨울 회장과 조수진 부회장이 학생 대표로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 우리 밥상과 땅과 자연 생태계를 지키고 살리기 위한 우리 농업 살리기에 앞장설 것을 결의하며, 사랑과 열정을 모아 밀밭을 되살리고, 최소한 쌀, 밀, 콩 등 주곡 식량을 자급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벼 가을걷이가 끝난 원경고등학교 교사 뒤 실습 논에 우리밀 파종 행사를 가졌습니다. 원경고등학교 아이들은 대야에 거름을 퍼서 나르며 논에 부렸고, 부린 거름을 고루 섞은 뒤에 우리밀 씨앗을 뿌리는 파종 시연과 체험을 하였습니다.

거름을 뿌리고 고르는 대안학교 아이들의 귀여운 뒷모습
거름을 뿌리고 고르는 대안학교 아이들의 귀여운 뒷모습 ⓒ 정일관
이미 봄철 모내기로부터 가을걷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과 다양한 자연친화 활동을 체험한 원경고등학교 아이들은 이런 체험활동에 익숙한 듯 즐거이 참여하여 농민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음으로써 지역 농민들과 학교가 한 단계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밭을 고르고 선생님은 씨 뿌리고
아이는 밭을 고르고 선생님은 씨 뿌리고 ⓒ 정일관
우리밀 파종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농민들과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다양한 우리밀 먹을거리를 장만하였습니다. 솥뚜껑 부침개, 우리밀 붕어빵 만들기, 우리밀 볶아 먹기, 뻥튀기 등의 과정을 두고, 원경고등학교 자원봉사자들의 운영으로 즐거운 장터가 되었습니다. 특히 붕어빵 만들기는 인기가 많아 행사가 끝나는 때까지 쉴 새 없이 빵틀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기 만점 우리밀 붕어빵 굽기
인기 만점 우리밀 붕어빵 굽기 ⓒ 정일관

우리밀 부침개 만들기
우리밀 부침개 만들기 ⓒ 정일관
막걸리가 여러 순배 돌면서 농민들은 흥겨워져갔고, 원경고등학교에서는 밴드 동아리와 댄스 동아리 아이들이 춤과 노래를 제공하였으며, 널뛰기와 윷놀이 등 대동놀이로 행사의 끝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대안학교 아이들과 함께 한 “생명 살림의 씨뿌림” 행사는 대안학교 아이들에게 자연친화 체험을 제공하고, 농민들에게는 영농의 희망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희망을 주는 상생의 행사였습니다.

즐거운 대동놀이, 널뛰기. 힘차게 오르는 아이의 모습에서 생동감을 느낍니다.
즐거운 대동놀이, 널뛰기. 힘차게 오르는 아이의 모습에서 생동감을 느낍니다. ⓒ 정일관
또한 농민들은 한미 FTA가 우리 민족의 심장이요 영원한 생명의 젖줄인 농업의 숨통을 끊어놓으려는 요즘, 우리 농업과 농촌 역사상 가장 혹독한 시련으로 기록될 오늘이지만 밀알 한 톨이 추운 겨울을 견디고 소중한 생명을 싹틔워 내듯이 새로운 씨앗의 강인함을 기억하면서 시련을 거름 삼아 성장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아이들도 겨우내 품고 갈무리한 희망의 힘으로 내년 삼월 삼짇날, 밀밭 밟기를 하면서 미래를 한 뼘 더 키워나갈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농약을 치지 않는 우리밀은 생명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경남 합천의 작은 대안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시집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내일을 여는 책), <너를 놓치다>(푸른사상사)을 펴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