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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중인 배우 명계남
강연중인 배우 명계남 ⓒ 임현재
지난 13일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안동대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강연 내내 거침없는 입담으로 최근 우리사회의 현안들을 이야기 했다. 강연에 앞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아 이를 준비된 칠판에 써놓고 하나하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먼저 ‘배우 명계남’을 말했다. 자신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노사모)’ 활동으로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는 택시운전사와 같아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만 골라 태울 수 없듯이 자신이 원한다고 작품에 출연해 연기할 수 없다. 제작자나 감독이 러브콜을 해야 비로서 출연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대선 이후 자신에게 만들어진 정치적 이미지가 방송관계자들에겐 섭외를 꺼리게 된 이유가 됐다. 또 내가 출연하는 프로에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 나의 한계를 인정한다. 적어도 2002년 전 명절 가족특집프로그램 단골이었던 내가…”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에 나갈 기회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명씨는 “나 같이 놀기 좋아하는 사람은 공직생활을 못한다.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하고 하루에도 수십번 회의하는 건 내게 맞지 않는다”고 밝히며 “공직자는 아무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 사건 후 내 명예나 가족이 받은 상처 아무도 보상 안해줘”

‘바다이야기’와 연루 ‘스위스 은행에 20~30조원을 관리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명씨는 “예전 같으면 선거운동에 중책을 맡아 정권을 탄생시키면 주요 자리를 자치하는 등의 보은인사가 있었다. 하지만 나와 성근이는 가끔 글이나 쓰고 강연하고 있으니 뭔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게 사실이다. 한창 바다이야기 문제로 언론에서 시끄러울 때 영화 촬영현장에 놀러간 적 있다. 그곳에서 (조)재현이를 만났는데, 대뜸 ‘형, 술 좀 사요. 테헤란로에 있는 바다이야기 주인이 형이라며’라는 얘길 듣고 알았다. 동네 주민들 역시 예전에 만나면 인사말로 ‘왜 요즘 영화나 TV출연 안 하냐’말을 건넸다.

하지만 지금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손가락질 하며 ‘바다이야기 간다. 바다 간다’는 말을 한다. 이런 근거없는 소문을 바탕으로 상대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면책특권을 이용해 나를 통해 ‘차기 대선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폭로하고 이를 상대당에서 악의적으로 선거에 이용했다. 또 이 내용을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나흘간 매일같이 기자들에게 100통의 전화를 받았고 이를 일일이 설명했다.

이후 신문과 TV에서 나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오더라. 하지만 이로 인해 나의 명예나 가족이 받은 상처은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았다. 그렇게 떠들던 언론 역시도 아무런 해명보도가 없다. 스위스 은행 30조원? 말만 하면 내가 돈주겠다. 단 스위스 은행가서 돈 찾게 비행기 표만 사주면 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미FTA와 스크린 쿼터 축소에 대해 명씨는 “영화인들의 밥그릇 챙기기란 측면도 어느 정도 있다. 정부나 영화계의 의견대립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된 가운데 그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한국영화 상영일수가 73일로 줄었다. 난 노 대통령이 나라를 말아먹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일부 스타급 배우들의 고액의 출연료를 두고 “자신의 상품가치를 말하며 고액의 출연료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영화는 상품인 동시에 문화다. 스탭들의 처우개선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산품의 한국산 표기 문제에 대해선 “적어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FTA 체결을 유보하거나 거부해야 한다. 철조망이 뚫리고 개성에 우리 기업인들이 공장을 세우고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어 판다면 경제적 이득은 물론이고 남북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한반도의 긴장상태 유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미국으로서 이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강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역시 노사모 활동이었다. 참여정부 탄생과정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그이기에 대선 당시부터 지금까지 그의 행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명씨는 “내가 말만하면 언론에 보도되니 날 정치인이라 해도 할 말은 없다. 다만 난 매달 1만원씩 당비를 내는 당원이며 남보다 주장이 강하고 이름이 알려진 사람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후 노사모와 노짱과의 인연을 맺게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더벅머리에 초선의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직 대통령과 재벌 총수 등을 거침없이 몰아붙이며 문제를 제기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2000년 총선 당시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국민적 열망 속에서 노 후보을 지원하고 나섰다. 그는 고향인 부산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회의 깃발을 달고 출마했다. 이미 3차례나 낙선했으며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도 포기한 채 말이다. 떨어질 줄 알면서 오직 동서로 나뉜 지역구도를 깨기 위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됐고 ‘바보 노무현’이란 말도 이때 나왔다. 당시 전국의 네티즌들이 낙선한 노 후보를 격려하고 응원하게 됐으며 그 과정에서 60여명이 모여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을 만들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명씨의 강연을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명씨의 강연을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 임현재
“노 후보가 뽑히면 모든 게 다 되는 줄 알았다”

대선 승리 이후 그는 “노 후보가 뽑히면 모든 게 다 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 하나로 다 되는 것은 아니었다. 정당운영서부터 지방의회까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했다”며 우리 사회가 역동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를 호소했다.

명씨는 “ 50~60대는 관행에 의한 투표행위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20대는 새롭고 역동적인 투표행위가 가능하다. 20~30대는 사회의 문제에 대해 분명히 볼 수 있다. 투표는 그 정치집단을 뽑아 지금 당장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다. 대개의 입법행위는 5~10년 이후에 반영된다. 지금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우리자신들의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으로 새롭게 해야한다. 기득권층은 20대의 정치 참여를 두려워한다”며 지난 대선 이후 지금까지 200여 차례가 넘는 전국대학 강연의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한국커뮤니케이션’이란 단체에서 명씨는 활동하고 있다. 그 동기를 “신문이나 TV 등의 언론매체에서 사실을 왜곡해 전하게 돼 정부에 대한 가치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세상을 보는 창문이 삐뚤거나 필터가 있는 언론은 문제 있다”며 앞으로의 언론운동 의지를 전했다.

명씨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유머있게 강연을 이끌어갔다. 학창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젊음을 가졌다면 가슴이 시키는대로 해봐야 한다”며 “단, 그렇게 행하더라고 얻어진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안동을 찾아 옛 추억을 되새길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전하며 부족한 자신의 강연에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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