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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화과 농사를 짓는 후배가 무화과 한 상자를 보내주었다. 잘 익은 무화과는 반을 가르면 그 안에 꿀 같은 것이 고여있는데 반을 딱 잘라보니 꿀물이 가득하다. 무화과는 꽃이 피지 않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실 꽃이 피지 않는 것은 아니고 꽃이 피지만 보이지가 않는다.
달콤한 무화과를 한 입 베어 무니 지난해 산중에서 먹은 무화과 맛이 생각난다. 지난 겨울 나는 지리산 문수골을 가고 있었다. 늦가을이었지만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날이 따뜻했다. 문수골에 처음 들어가본 나는 도로변에 안내 표시를 보고 차에서 내렸다.
때마침 시원한 바람이 지리산에서 불어왔고 왕시루봉이 늦가을 단풍으로 맑게 차려 입고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문수골 골짜기로는 지리산의 맑은 물을 하류로 흘러 보내느라 거친 숨소리를 내며 흘러갔다. 그런데 늦가을에 오히려 푸르른 잎을 자랑하는 나무가 있었다.
나는 그 나무로 다가갔다.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데 그 나무는 다름아닌 무화과였다. 벌들이 무화과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과즙을 먹기 위해 달려든 것이었다. 얼마나 맛이 좋으면 벌들이 찾아 왔을까 싶어 벌을 쫓아 버리고 무화과를 따서 하나 먹어봤다.
달콤하면서도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한없는 부드러운 것이 아이스크림도 울고 갈 것 같았다. 머리가 띵할 정도의 달콤한 무화과를 하나 먹고나니 그 다음에 나도 모르게 익은 무화과를 몽땅 따서 먹어버리고 말았다.
“길가에 심어져 있으니 주인도 없을 거야. 이렇게 익어서 떨어지려고 하는데 따지 않은 것을 보니 말이야.”
이렇게 내 스스로 비양심을 위장하면서 말이다. 다행이 보는 사람 없고 특별히 마을 어귀에 심어져 있어 주인이 없던 모양인지 나의 행동을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무화과는 보기에는 보라색 주머니처럼 보이지만 일단 맛을 보면 다시 찾는 매력적인 과일이다. 화려한 꽃대신 달콤함을 무기로 사람들을 끌어모아 종을 번식시키는 것이다.
무화과는 껍질을 바나나처럼 벗겨서 먹기도 하지만 껍질째 먹어도 된다. 대부분의 과일은 껍질에 영양성분이 많다. 껍질째 함께 먹으면 아삭아삭한 달콤하고 엄청 부드럽기가 아이스크림이 울고 갈 정도다. 더구나 그 안에 씨앗 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깨물면 톡톡 터진다. 껍질째 먹으면 단맛과 부드러운 껍질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무화과를 한 입 베어 목으로 넘길 때는 부드럽기가 잘 익은 복숭아 같고, 먹고나면 달달 한 맛이 아이스크림 같다.
무화과는 생과일로 오랜 보관이 되지 않는다. 신선한 무화를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 11월 지나면 무화과 생산은 끝이 나기 때문이다. 그 전에 한번 아이스크림보다 부드럽고 복숭아처럼 달콤한 무화과를 맛보시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농산물 살땐 검색창에 참거래(www.farmmate.com)와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싱싱한 무화과는 농민들의 직거래 장터나 참거래 농민장터(www.farmmate.com)에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