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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실리 사원 방문 모습.
ⓒ 순천시의회
"첫 도착지인 러시아 황제시대의 수도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우리의 첫 인상에 매우 아름다운 도시로 보여졌다… 역사와 건축예술의 걸작춤이 지금까지 잘 보전되어 도시 그 자체가 뛰어난 예술품이라 할 수 있었다"

지난 9월 연수 목적보다는 관광성 해외연수 일정으로 짜여졌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는 전남 순천시의회의 <해외연수보고서> '연수 결과 총평'의 일부분이다.

사진을 제외하면 A4 40여쪽으로 작성된 보고서는 여행기 수준의 '느낌'과 방문 도시 등에 대한 '개요' 소개로 채워졌다.

"매우 아름다운 도시"... 이런 연수 왜 갔나

순천시의회 김아무개 의원 등 6명의 의원과 공무원 1명은 2300여만원을 들여, 지난 9월 20일부터 7박8일동안 러시아를 방문했다. 연수목적은 '시 발전과 시민복지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문화·관광자원 활용을 배우자'는 것.

의원들은 ▲상트 페테스부르크의 항만부두 시설 ▲모스크바 대학 ▲고려인 마을 등을 방문했다. 그러나 애초 연수지로 예정된 러시아재난방제시스템센터와 타쉬켄트 시청은 방문하지 못했다.

이들 의원들의 일정은 '견학'이라고 이름붙은 관광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17일 확인한 보고서 역시 여행기 수준으로, 방문한 상트 페테르부르크 소재 짜르(황제)동궁·재래시장·붉은광장·크레믈린 등에 대한 개요를 소개한 내용이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관련 책자나 인터넷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에 대해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대표 김대희)는 17일 성명을 내고 "관광성 해외여행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연수비용을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여행 경비 반납하라"... 시의원 "우린 당당하다"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순천시민연대)는 "애초 목적과 부합되지 않는 일정은 물론 내실없는 보고서를 보니, 이번 연수는 혈세낭비였음이 분명해 졌다"며 "연수목적에 부합된 일정은 모두 누락되고 문화 관광 일정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순천시민연대는 "보고서 역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수집할 수 있는 자료로 구성돼 단순한 여행기 범주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며 "인터넷 정보 짜집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회는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지출된 경비에 대해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연수를 다녀온 김아무개 의원은 "정당하게 연수를 다녀왔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면서 "연수 목적에 맞게 다녀왔을 뿐 관광성 외유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날짜가 부족해서 다 보지못하고 왔는데 시정을 위해서 당당하게 연수를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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