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새만금갯벌을 살리자는 염원을 담은 짱뚱이 솟대(2003년)
ⓒ 농발게 제공
▲ 잘려나간 짱뚱이 솟대
ⓒ 농발게 제공
▲ 갯일에서 돌아오던 계화도 어민들을 맞아주던 갯바위가 영화 촬영을 위해 흙으로 덮여있다.
ⓒ 농발게 제공
전북 부안 계화도 살금 갯벌에 새만금갯벌을 살리자는 염원을 담아 세워진 짱뚱이 솟대가 한 영화 제작진에 의해 잘려나가 시민단체와 부안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003년 1월 '새만금 유랑단'이 새만금 갯벌을 살리자며 도보행진에 나서자 설치예술가 최병수씨가 만들어준 작품인 솟대가 지난 21일 갯벌을 영화촬영장으로 사용하려는 제작진에 의해 톱으로 잘려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운기에 백합과 그레를 싣고 돌아오는 계화도 사람들을 맞아주던 갯바위도 흙으로 온통 뒤덮여버렸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한 부안 사람은 "이는 새만금 짱뚱이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죽어간 갯벌생명을 위로는 못해줄 망정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이것이 우리 문화계의 현주소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촬영감독 김종원(프리랜서)씨는 "그냥 방치된 물건인줄 알고 스태프진이 잘라냈다. 나중에야 의미를 알았다"며 "솟대를 제작한 작가와 부안 사람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새만금 유랑단의 혼이 깃든 짱뚱이 솟대

▲ 충남 서천군 비인읍(2003년 1월 19일)
ⓒ 농발게 제공
이 짱뚱이 솟대에는 '새만금 유랑단'의 혼이 깃들어 있다. 유랑단에 참여했던 당시 환경동아리 '씨알'의 회장이었던 고철호씨는 행사를 기획하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노무현 당선자가 '새만금신구상기획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새천년민주당 또한 이 기구를 통해 새만금 간척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이 '신구상'이 혹시라도 세련된 개발논리의 반복이 아니기를 기대합니다. 새만금 사업에 관한 "신구상"은 오직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흐르는 물결을 따라 갯벌과 지역주민이 공존하는 삶을 유지하는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점점 새만금을 잊고 있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화호에서 새만금까지 리어카에 통나무를 싣고 가 솟대를 깎아 세우는 이벤트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새만금유랑단'이라 이름을 짓고 리어카와 통나무도 준비했습니다. 그러다가 '부안사람들'과 함께 부안에서 출발하여 서울로 오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하였고 최병수 작가님이 이 멋있는 솟대를 깎아주셨습니다."

2003년 1월 16일 이들은 계화도를 출발하였다. 귓볼을 때리는 차가운 갯바람을 맞으며 금강하구 둑을 건넜고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눈보라 속에서도 행진을 이어갔다. 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 잠자리를 마련해 왔다. 시화호에 들러 음섬 주민들과 함께 '서해갯벌생명위령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대안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갯벌이 그대로 논밭이고 공장인데 갯벌을 막고 그 어떤 것을 건설을 해도 우선 경제성이 없습니다. 작년에만 해도 들어간 돈이 1800억 원인데 늘어난 사업비는 2370억 원입니다. 서해 어민들 다 죽이고 소수 건설업자만 배부르게 하는 이런 정의롭지 못한 사업을 당장 철회하고 갯벌을 되살리는 길만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당시 '새만금사업을반대하는부안사람들' 신형록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짱뚱이 솟대를 앞세우고 한강 다리를 건넜다. 이러한 염원이 담긴 짱뚱이 솟대는 다시 부안으로 내려와 새만금 갯벌에 세워졌으며 갯벌을 살려달라는 뭇생명의 외침을 대변해왔다.

▲ 충남 홍성을 지나는 새만금유랑단(2003년 1월 22일)
ⓒ 농발게 제공
▲ 서울 시청앞을 지나고 있다.(2003년 1월 28일)
ⓒ 농발게 제공

덧붙이는 글 | <부안21>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