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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 증도는 갯벌휴양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우전해수욕장을 배경으로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 이돈삼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차갑다. 계절도 어느덧 가을과 이별을 고하고 있다. 차일피일 미룬 가을여행, 이제라도 떠나보자. 끝물에 걸친 단풍도 좋지만 차라리 호젓한 바다가 가을여행으로 좋겠다. 인적이 드문 백사장과 속살처럼 보드라운 갯벌 등….

섬으로 간다. 목적지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서해안고속국도 무안나들목에서 나와 이미 연륙이 된 신안군지도읍을 지나 사옥도에서 배편을 이용하면 된다. 배편이라고 해봐야 지신개선착장에서 철부도선에 15분 정도만 몸을 맡기면 된다.

증도는 면적 33.54㎢에 2000여 명이 살고 있다. 명소로는 우전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갯벌생태전시관과 엘도라도리조트, 북쪽으로 짱뚱어다리와 해저유물발굴기념비 그리고 단일 염전으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태평염전 등이 있다. 때 묻지 않은 해역의 한적한 섬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앞에서 내려다보이는 증도 앞바다. 때묻지 않은 한적한 섬 풍경 그대로다.
ⓒ 이돈삼
‘증도’라는 지명은 다소 낯설다. 하지만 ‘보물섬’이라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1975년 이곳에서 서북 방향으로 2.75㎞ 떨어진 바다에 묻혀있던 송·원대 유물이 다량 발견된 데서 비롯됐다. 청자, 배의 파편, 동전, 바둑판 등 건져 올려진 유물이 2만3000여 점에 이른다. 기암절벽 사이로 드러난 도덕도 앞바다는 그 옛날 영화를 아는지 도도히 모습이다.

이를 기념한 비석도 세워져 있다. 유물이 발견됐던 해역이 잘 보이는 방축리 해안가에 우뚝 선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그것. 기념비 앞으로는 다도해를 배경으로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옷깃을 잡아끈다.

▲ 갯뻘과 모래가 섞인 우전해수욕장. 호젓한 가을바다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 이돈삼

▲ 우전해수욕장의 모래밭.
ⓒ 이돈삼
증도가 ‘보물섬’인 것은 이 때문만 아니다. 증도의 진짜 매력은 우전해수욕장. 뻘과 모래가 섞인 우리나라 유일의 해수욕장으로 다도해의 풍광과 어우러져 맛깔스러움을 더한다. 9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해수욕장 앞바다에 알알이 떠있는 해수욕장은 길이 4㎞, 폭 100m의 백사장이 드넓다. 쪽빛바다와 어우러진 백사장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모래의 질이 곱고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 해수욕 뿐 아니라 갯벌마사지를 즐길 수 있어 여름철엔 피서객들로 붐빈다. 가마솥 더위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 여름을 떠올리며 백사장을 거닐어보면 호젓함까지 묻어난다.

▲ 증도를 빛내고 있는 '짱뚱어다리'.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 이돈삼
해수욕장 북쪽 끝은 130만평의 갯벌과 만난다. 이곳에는 해수욕장과 면소재지 사이의 갯벌을 가로질러 잇는 예쁜 다리가 놓여 있다. 나무와 철재로 만들어진 이 다리는 일명 ‘짱뚱어다리’. 다리 아래로 짱뚱어가 많이 살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 다리로 인해 관광객들은 뻘에 들어가지 않고도 갯벌에 사는 짱뚱어와 농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물이 빠져 도드라진 갯벌은 꿈틀꿈틀, 말 그대로 살아서 움직인다. 송송 뚫린 구멍 사이로 수를 헤아리기 힘든 크고 작은 게와 짱뚱어가 여기저기 눈에 띤다. 이 다리를 배경으로 해 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날이 어두워져 불을 밝히면 운치를 더해준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 우전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증도갯벌생태전시관. 아이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인기다.
ⓒ 이돈삼
드넓은 갯벌과 백사장을 배경으로 들어선 ‘증도갯벌생태전시관’은 갯벌전시실과 체험학습실, 갯벌상품전시관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어른은 물론 학생들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갯벌과 거기에 사는 생물을 살펴보고 갯벌의 생성과 변화, 자연정화능력 그리고 갯벌생물의 신기한 생활환경을 직접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리조트도 그 옆에 들어서 있다. 15평에서 83평 크기의 객실 121실을 갖춘 18동 규모의 엘도라도 리조트는 1200평 규모의 해수온천과 공연장, 해양레포츠 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보물섬’ 증도를 갯벌테마 휴양타운으로 변모시켜 주었다.

▲ 태평염전. 소금생산 작업이 끝났지만 짠맛은 그대로 남아 있다.
ⓒ 이돈삼
갯벌에서 한 발짝 벗어나면 오감을 파고드는 게 짭짤한 소금 맛. 드넓은 갯벌과 어민들의 진솔한 삶을 키워온 염전이 태고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올해는 소금 생산 작업이 끝났지만 아직도 짠맛은 그대로인 것 같다. 저편 끝이 아스라할 만큼 엄청난 규모에 입이 쩍 벌어진다. 면적이 140만평으로 단일염전으로는 국내에서 제일 크단다.

염전을 따라 길게 늘어선 60여 채의 소금창고에는 눈꽃처럼 새하얀 소금이 산처럼 쌓여 있다. 소금밭과 어우러진 소금창고는 낡고 헐겁지만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련하다. 모두가 ‘보물섬’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들로, 호젓한 늦가을여행지로 맞춤이다.

▲ 증도갯벌생태전시관 안. 아이들과 함께 가면 더 좋다.
ⓒ 이돈삼

▲ 지신개선착장을 출발한 철부도선이 증도 버지선착장에 도착하고 있다. 증도까지 15분이면 거뜬하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증도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무안나들목-현경(국도24호선)-해제-지도(송도 방면)-사옥도-지신개 선착장(철부도선 승선, 하루 6회 왕복운항)
· 문의 - 증도매표소 ☎ 061-275-7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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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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