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첼시팀'을 이겼습니다"

뇌종양으로 투병중인 친구를 돕기 위한 울릉도 중학생들의 작은 축구대회

06.11.27 18:43l최종 업데이트 06.11.27 19:3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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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울릉도 도동에 위치한 울릉초등학교 운동장입니다. 오늘따라 아침부터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중학교 3학년인 친구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뇌종양이라는 병명이 밝혀져 서울 모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한 지도 벌써 한 달을 훌쩍 넘어 버렸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 빈자리의 궁금함이 갈수록 그리움과 걱정으로 돌아오고, 결국 친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모금함을 들고 친구를 도와주세요,하며 말입니다.

거리와 상가 등을 다니며 모금을 하다가, 오늘은 친구들이 축구대회를 열었습니다. 제1회 울릉도 중학생 축구대회. 대회명칭이 축구대회이지, 뇌종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의 병원비에 보태기 위한 갸륵하고도 기특한 행사입니다.

행사경비를 최대한 줄여 보려 점심식사까지 빵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랩니다. 이들의 기특한 모습에 울릉생활체육회에서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바쁘게 움직입니다. 꼬마들을 위해 따뜻하게 몸을 녹일 오뎅탕을 끓이고 급하게 김밥도 준비합니다.

"임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점심 정도는 챙겨먹고 행사를 진행해야지."

씨익 웃으며 아무 말 하지 않는 녀석들의 환한 미소를 보며 생각해 봅니다.

'그래, 경제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너희들이 도울 방법이 뭐가 있었겠어. 행사경비를 최대한 줄여 좀더 많은 돈을 모금해 주려는 그 마음, 말을 하지 않아도 알지.'

▲**골문으로 공이 날아오는 순간, 뒤에 구경하던 꼬마들 몸짓이 더 난리가 났습니다** ⓒ 배상용

친구들끼리 팀을 이뤄 신세대 감각에 맞는 외국의 명문 축구클럽인 첼시, 인터밀란, 레알마드리드, 토트넘 등의 유니폼을 똑같이 맞춰 입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이웃 사랑하기를 몸소 실천하는 울릉도의 중학생들.

이런 긍정적인 사고와 밝은 미소를 가진 학생들이 있기에 울릉도의 미래는 더욱 밝게만 여겨진다.

중학생축구대회 전날 개최된 제11회 울릉군수기배 챔피언스리그 축구대회

지난 11월26일 울릉도에서는 한해를 마감하는 울릉도 최대의 축구잔치, 울릉군과 울릉군생활체육협의회에서 공동후원하고 울릉생활축구회(회장 김영범)가 주최하는 울릉군수기배 챔피언스리그 축구대회가 개최되었다.

한해 동안 울릉도에서 개최된 축구대회에서 각각 우승한 1, 2위 팀이 참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명실공히 울릉도 내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왕중왕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JC축구대회의 우승팀인 울릉군청팀, 2위 공군제8355부대, 선후배친선축구대회에서 우승한 82년임술회, 2위 61년 신축회, 봄부터 울릉도 내 6개팀이 리그전을 통해 결정된 성인봉리그 1위팀인 우산생활축구회, 2위팀인 울릉생활축구회, 총 6개팀이 참여한 울릉군수기배 챔피언스리그 축구대회 현장을 스케치했다.